이 기사는 2016년 06월 28일 07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이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 지사를 올해 들어 폐쇄했다. 지난 2011년 중동 시장 진출과 동시에 설립했던 곳이다. 만 5년 만에 모든 걸 접었다. 사실상 중동 지역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읽힌다. 중동 지역의 유일한 지사였던데다, 현지 시장 확대를 위한 전초기지였다.롯데건설의 아부다비 지사 폐쇄는 최근 여타 경쟁사들의 행보와는 정반대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은 최근 앞다퉈 이란,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 진출 소식을 알리고 있다. 정부가 '이란외교' 성과를 알린 직후 더욱 활발해진 모습이다. 수주했다는 공사 규모도 1조~10조 원에 이르기까지 엄청나다.
그런데도 롯데건설은 중동에서 오히려 철수를 결정했다.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자신들이 강점을 지니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굳이 남들이 간다 해서 따라 나갈 필요가 많지 않다고 봤다. 백화점, 호텔, 마트 등에 주력하고 있는 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장도 중동 보다는 동남아다.
아울러 중동 시장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고액의 비용을 치르는 것이 불가피했다. 무엇보다 플랜트 분야에서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다. 기술력이 있는 외부 회사를 사들이거나, 전문 인력들을 대거 충원해야 했다. 고강도 구조조정을 밟고 있는 삼성물산의 플랜트 사업부를 롯데건설이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던 것도 괜한 게 아니다.
롯데건설은 결정적으로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알리고 있는 중동발 수주 소식들 대부분이 허울 뿐이라고 봤다. 아직까지 MOU에 불과하고, 언제 깨질 지 모를 계약들이다. 정부의 기조에 맞춰 성급하게 맺어진 사업이 상당수다. 전 정권에서 '자원외교'를 내세울 때 앞다퉈 해외 시장에 진출했던 기업들이 줄줄이 쓴맛을 봤던 것을 목격했다. 이란외교도 결코 다를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시장 일각에서는 롯데건설의 중동 철수를 미래 먹거리에 대응하지 못한 처사란 평가도 있다. 이를 롯데그룹의 기업 성장 배경과 함께 싸잡아 조롱하는 소리마저 들린다. 롯데그룹은 일본식 껌과 과자를 한국에 최초로 들여와 큰 곳이다. 롯데는 이로 인해 기업 문화가 소극적이고, 단기 이윤에만 급급하다는 오명을 오랜 기간 써 왔다.
그러나 롯데건설의 이번 중동 시장 철수 결정은 '잘 할 수 있는 것'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의미를 지닌 행보란 점에서 응원할 만한 구석이 많다. 기업의 경영에서는 '리스크 테이킹'도 필요하지만 '헷지'도 그만큼 중요하다. 롯데건설은 전자보다 후자에 힘을 싣기로 했다. 남들이 한다고 다 따라 나서는 최근 건설업계의 기류보다는 이번 롯데건설의 행보가 오히려 합리적이고 그럴듯한 결정으로 비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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