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보험 해부]'상하이車·정관계' 인맥 이사회 주도①첸샤오루·후마오위안 핵심 엘리트..10년만에 135조 대형 금융그룹 성장
한희연 기자공개 2016-07-19 10:41:51
[편집자주]
동양생명 등 해외 대형 금융회사를 무서운 속도로 집어삼키는 안방보험그룹이 전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 실체에 대해서는 무성한 소문만 가득할 뿐이다. 안방보험의 공시자료 등 활용 가능한 모든 공개된 정보를 통해 안방보험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가 누구인지, 재무상태는 어떤지 그 실체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6년 07월 18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국 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 전세계 금융회사를 무섭게 사들이고 있는 안방보험은 사실 지난 2004년 설립돼 업력이 10여 년을 갓 넘었을 뿐이다. 2004년 설립 당시 자본금 5억 위안에서 시작해 지금은 자본금 620억 위안(15일 기준 한화 10조 5109억 원), 총자산 8000억 위안(한화 135조 6240억 원)의 대형 금융그룹으로 급속도로 성장했다. 정치권력과의 밀접한 관계가 끊임없이 거론되는 이유는 성장속도 때문이다. 규모에 걸맞지 않게 여전히 비상장회사로, 지배구조와 자금 출처 등이 베일에 쌓여 있어 많은 중국 내외 언론이 이 회사를 움직이고 있는 실세가 누구인지를 파악하는 데 힘을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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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자인 첸샤오루는 중국 혁명원로로 유명한 첸이의 자제다. 중국 당국에 신고된 사업자등록증 자료를 통해 유추된 사실은 첸샤오루가 상하이자동차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다. '상하이비아오지, 저장비아오지, 찌아씽공루' 등의 회사와 연관이 깊다. 역시 베일에 쌓여 지분율 등은 전해지지 않는다. 안방보험 발기주주로 참여한 '저장중루'라는 회사의 주식도 갖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전하고 있으나 확실치 않다. 경영능력 외에도 혁명원로의 자제가 누릴 수 있는 폭 넓은 네트워크와 자금력이 안방보험 설립의 주된 동인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첸샤오루와 의기투합해 안방보험 설립을 주도한 또 한명의 인물은 후마오위안이다. 당시 상하이자동차의 사장이다. 10여 년이 지난 최근 그는 안방보험 여러 계열사 이사회 명단에서 자취를 감추긴 했으나 초창기 설립을 주도했고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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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안방보험 이사회를 움직이는 핵심인물은 7명이다. 상하이자동차를 포함해 총 7곳의 회사가 발기주주로 참여해 세운 안방보험의 초창기 사명은 안방재산보험㈜이었다. 7개 주주는 국영기업인 상하이자동차와 6개의 민영기업으로 이뤄졌다. 이 중 2곳은 자동차 판매와 자동차 리스를 담당하는 기업으로, 주요 고객이 바로 상하이자동차였다. 이사회 멤버도 다르지 않다. 상하이자동차 소속의 후마오위안과 리우롱(부사장, 상하이자동차 재무 담당)을 비롯해 첸샤오루, 우광후위, 첸핑, 야오다펑, 자오홍으로 구성됐다고 알려졌다.
안방보험 7인의 이사회 멤버는 '자동차보험' 부문부터 공략해 성공을 거두었다. 국영기업인 상하이자동차의 영향력 하에서 회사설립 첫 해부터 안방의 보험수입은 10억 위안을 돌파하는 등 무서운 성장을 나타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상하이자동차 유통채널을 통한 자동차보험의 대성공이 안방보험 성장의 초석"이라고 분석했다.
수익이 커지고 영업망이 전국적으로 확장되자 안방보험은 주윈라이, 롱용투, 리우샤오광, 동이빙 등 4명을 이사회 멤버로 추가로 영입했다. 상당한 거물급 인사들이었다. 주윈라인은 국무원 총리를 지낸 주룽지의 아들로 2004년에는 중국국제금융유한공사에 재직했다. 롱용투는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부장과 WTO가입협상 중국대표까지 지낸 인물이었다. 리우샤오광은 베이징캐피탈그룹(Beijing Capital Group)의 회장이었다. 다만 주윈라이는 이사선임을 고사했다는 얘기도 있어 당시 이사회 멤버 실질 참여 여부는 아직까지도 확실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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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기업인 상하이자동차와 그 관계기업이 발기 주주로 참여하고 거물급 인사들로 구성된 이사회 멤버를 가졌다는 점만 놓고 봐서도 안방보험은 굳이 따지고 들지 않아도 정·관계와의 관계가 돈독함을 엿볼 수 있다.
태생부터 남달랐던 안방보험은 비약적 발전을 거쳐 현재 전 세계 금융회사 등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더욱 몸집을 키우고 있다. 동양생명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인수 후에는 본사 임원을 현지에 보내 인수 회사의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하고 문화를 뿌리부터 바꾸어 놓는다.
국내 금융회사의 한 관계자는 "안방그룹 등 비약적으로 성장한 기업들은 배후에 막강한 정치적 세력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미 태생에서부터 남들과 다르다는 인식이 지배계층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경우가 많아 다른 나라 기업을 인수합병할 경우에도 대등적 관계보다는 확실한 상·하 관계를 기저에 깔고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 현지 금융회사를 방문하며 느꼈던 점은 중국 금융회사들이 한국 금융회사를 한 수 아래로 보고 있었던 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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