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4월 27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안방보험(安邦保險)은 어떤 회사입니까? 지배구조는 어떻습니까?"요즘 보험업계 관계자를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연이어 인수하는 등 M&A 강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정작 이 회사 자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탓이다. 특히 M&A 시장에서 매물로 나온 몇몇 보험사 임직원들은 주인이 될지 모르는 안방보험을 자세히 알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약 2년 전까지 국제금융시장에서 무명이었던 안방보험은 미국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등 굵직한 M&A에서 승리한 끝에 지금은 '차이나 머니'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안방보험이 최근 18개월 동안 해외 M&A에 쏟아 부은 돈이 320억 달러(한화 37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그룹이 된 것이다.
그러나 중국 외부에서 글로벌 금융그룹 안방보험의 지배구조를 속 시원히 아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일단 안방보험 고위 관계자들은 지배구조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는데다, 외부에서 안방보험을 분석해보면 정체가 불분명한 30개 이상의 법인투자자들의 복잡한 지분 관계만 확인할 수 있다. 중국 특유의 배타성 때문에 해외에서 이를 풀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
또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 회장이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주석의 외손녀와 결혼한 것 등을 감안하면 중국 정·관계와의 연결고리를 복합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해외에서 진행하기 어렵다. 국내 보험사들이 안방보험에 대해 실마리도 잡지 못하고 '눈 뜬 장님' 상태로 M&A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이 같은 정황과 무관하지 않다.
물론 매물로 나온 국내 보험사 입장에서 가격을 비싸게 쳐주겠다는 구매자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에 이어 알리안츠생명까지 인수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새 주인이 어떤 지배구조를 가졌는지 알 수 없는 것은 큰 리스크다. 특히 정치적 이슈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좌우되는 중국의 사정을 감안하면 더욱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매물로 나온 국내 보험사마다 M&A 계약을 체결하기 전 안방보험의 불분명한 지배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헛되이 쓰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거래비용(transaction cost) 증가로 이어져 국내 보험사와 안방보험 양 쪽에 손해를 만들어낸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안방보험이 스스로 나서 회사의 정체성을 명확히 밝히는 수밖에 없다. 그동안 비밀주의를 고수해왔던 안방보험이 한 순간 지배구조를 공개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안방보험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발돋움을 선택한 이상 지배구조 공개는 그 시점이 언제냐의 문제일 뿐 피할 수 없는, 피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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