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흔들어놓은 동양생명]양로보험 '올인' 판매…LAT 결손 '위기'②저금리·LAT개선 환경 변화에 불리…대주주 변경 영향인듯
윤 동 기자/ 안영훈 기자공개 2016-08-01 06:30:00
[편집자주]
동양생명은 지난해 9월 안방생명보험에 인수되며 국내 제1호 중국계 보험사로 거듭났다. 인수회사 안방보험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고 동시에 피인수회사 동양생명이 겪고 있는 변화도 업계 이슈가 됐다. 중국계 보험사로의 변신 첫 돌을 한달여 앞둔 동양생명이 지난 1년간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봤다. 동양생명의 변화는 향후 출범하는 제2호, 제3호 중국계 보험사의 진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마중물이다.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9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보험이 자칫하면 올해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책임준비금 잉여액이 바닥나는 상황에 처할 수 있게 된 점도 안방생명보험에 피인수된 이후 나타난 변화다. 저금리와 LAT제도 변화 탓이 1차 원인이지만 중국 금융회사에 매각된 이후 바뀐 경영전략 탓으로도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겉으로 드러난 경영 실적은 호전돼 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피인수 1년도 안돼 재무적으로 갑작스러운 변화가 일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해지는 대목이다.동시에 동양생명이 올해 양로보험 등 고금리 상품을 대규모로 판매해 리스크를 확대시키고 있는 상황도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사안이다. 양로보험은 생명보험회사의 성장을 단기간에 이끌어 낼 수 있는 상품이면서도 역마진 부담이 커 공격적으로 판매하는 상품이 아니다. 하지만 동양생명은 공격적으로 이 상품을 판매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중국 금융회사에 매각된 이후의 리스크관리 시스템 작동 여부도 함께 주목한다.
◇저금리·LAT제도 변경 겹쳐…동양생명 책임준비금 잉여액 '위태'
LAT제도는 각 보험사의 보험부채 시가평가 금액을 추정해 그 기준액 만큼 책임준비금을 적립토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13년 LAT제도가 도입된 후 책임준비금이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은 보험사는 알리안츠생명 밖에 없었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올해 동양생명이 알리안츠생명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동양생명은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상품의 영향으로 LAT 책임준비금 잉여액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3년 말 1조 184억 원이었던 LAT 책임준비금 잉여액은 지난해 말 4147억 원으로 59.28% 줄었다. 동양생명은 상위 10개 생보사 중 책임준비금 잉여액 수치가 2013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유일한 보험사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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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의 책임준비금 잉여액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와중에 저금리와 LAT제도 변경 등 악재가 겹쳤다. 금리가 인하될 경우 모든 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이 악화돼 책임준비금 잉여액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올해 연말 동양생명의 책임준비금 잉여액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또 최근 금융감독원이 추진하고 있는 LAT제도 변경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현재 금감원은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산정 기준이 되는 할인율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할인율이 1% 하향조정 되면 보험부채 규모가 40% 늘어나 책임준비금 잉여액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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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책임준비금 잉여액이 위태한 동양생명 입장에서는 금리 인하와 제도 변화가 반갑지는 않다. 만약 동양생명이 올해 연말 책임준비금이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게 되면 가용자본에서 책임준비금 부족액을 마련해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의 지급여력금액은 1조 9163억 원으로 지급여력기준금액인 8200억 원 대비 상당한 여유가 있다. 그러나 금리 인하와 제도 변경이 겹친다면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1분기 0.95조 양로보험 판매…책임준비금 리스크에 치명타
문제는 동양생명이 리스크를 줄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동양생명은 올해 1분기부터 고금리 양로보험을 대규모로 판매한 탓에 LAT 책임준비금 추가 적립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은 현재 고금리 양로보험(생존보험의 저축기능과 사망보험의 보장기능을 겸비한 절충형 보험)을 중심으로 '덩치 키우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1분기 동양생명은 업계 평균보다 높은 최저보증이율(2.85%)을 약속한 덕에 9500억 원 규모의 양로보험 판매고를 기록했다.
그 결과 동양생명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22조 5709억 원에서 지난 3월 말 기준 24조 1416억 원으로 3개월 만에서 1조 5707억 원(6.96%) 늘어났다. 1분기 수입보험료도 2조 338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9685억 원 대비 110% 늘어났다. 지난해 말까지 수입보험료 기준 업계 9위에 불과했던 동양생명은 단 3개월 만에 업계 5위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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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로보험을 대규모 판매한 덕에 수익성은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양로보험의 판매가 향후 동양생명의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향후 보험부채 시가평가가 시행되면 보험사는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손실분만큼을 바로 책임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최저보증이율 2.85% 상품을 판매했는데 현재 운용자산수익률이 1.85%에 불과하면 차이가 발생한 1%만큼의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물론 동양생명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운용자산수익률을 개선하려 할 것이다. 대주주인 안방보험이 중국을 비롯해 해외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만큼 동양생명은 더 좋은 투자처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향후 운용자산수익률을 2.85%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더라도 당장 자산운용수익률이 낮기 때문에 책임준비금 추가 적립 부담을 피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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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건전성 제도 변화를 앞두고 다른 보험사와 달리 외형 확대에 나선 것은 대주주인 안방보험의 의중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양로보험을 판매하게 되면 LAT제도 개선 시 매우 취약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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