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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흔들어놓은 동양생명]'양날의 칼' 양로보험, 거침없이 늘리는 배경은③국내 '역마진 우려' VS 中 '저금리 조달'…야오따펑式 외형확대 경영?

안영훈 기자공개 2016-08-02 13:52:58

[편집자주]

동양생명은 지난해 9월 안방생명보험에 인수되며 국내 제1호 중국계 보험사로 거듭났다. 인수회사 안방보험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고 동시에 피인수회사 동양생명이 겪고 있는 변화도 업계 이슈가 됐다. 중국계 보험사로의 변신 첫 돌을 한달여 앞둔 동양생명이 지난 1년간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봤다. 동양생명의 변화는 향후 출범하는 제2호, 제3호 중국계 보험사의 진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마중물이다.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9일 10: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안방생명보험의 자회사 편입 후 동양생명 영업정책 변화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거침없는 양로보험 물량공세다. 중국계 제1호 생명보험사인 동양생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국내 생명보험사는 물론 금융감독 당국까지도 우려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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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동양생명의 양로보험 물량공세는 야오따펑 동양생명 이사회 의장(사진)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 공시에서 그는 현재 중국 안방생명보험의 이사장만을 겸직하고 있다고 나온다. 하지만 중국 안방보험그룹 홈페이지에서 야오따펑 이사회 의장은 안방생명보험 대표이사 뿐 아니라 안방양로보험의 법정대표인도 맡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그룹 계열사를 맡으면서 중국의 경영 스타일을 국내에 도입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양로보험 일시납 '외형늘리기'…당국도 자제 요청할 정도

국내 생명보험시장에서 양로보험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4년 부터다. 당시 양로보험은 방카슈랑스 시장을 휩쓸기 시작했고, 흥국생명, KDB생명, 동양생명에 이어 한화생명까지 양로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에도 양로보험은 중형 생명보험사들에게 '양날의 칼'로 불렸다. 브랜드 파워나 설계사 영업채널 등에서 대형사에 비해 밀릴 수 밖에 없었던 중형 생명보험사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고금리 보장을 내세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역마진 우려가 심화됐지만 당장 실적제고가 시급한 중형 생명보험사들은 위험한 줄타기에 나섰다.

동양생명 양로보험 판매만 유독 우려되는 것은 중국 안방생명보험에 인수된 후 부터다. 지난해 말 한화생명이 양로보험 일시납 판매에 나서자 동양생명도 올해 1월부터 일시납 판매에 나섰다.

이 과정에 동양생명은 공공연히 연 2조 원의 일시납 목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는 곧 금융감독 당국의 자제 요청으로 공개 목표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아직도 2조 원의 목표는 진행 중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동양생명은 올해 1분기(1~3월)에만 절판마케팅을 통해 9500억 원어치의 일시납 양로보험을 팔았다. 2분기(4~6월)엔 다소 줄어들었지만 6000억 원의 일시납 양로보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통적인 3이원 손익분석 방식에서 양로보험은 비차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증권업계에선 동양생명이 올해 상반기까지 1조5500억 원의 양로보험 일시납 판매로 280억 원 규모의 비차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고금리 보장에 따른 역마진 가능성인데 동양생명은 1분기 기업설명회 과정에서 판매된 양로보험(최저보증이율 2.85%, 평균만기 7년)은 중국기업 발행 해외채권(보유이원 3.3%, 평균만기 10년) 등과 매칭돼 있어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양생명 말 대로라면 큰 문제는 없지만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현재와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리스크를 안고 양로보험을 파는 대신 기존 만기도래 자산이나 신규자산을 그대로 투자해 투자이익을 얻는게 오히려 유리한데 무엇때문에 리스크를 안고 투자이익을 포기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중국 비교시 저금리 조달…건전성 문제도 오히려 나은 편

동양생명이 양로보험이란 위험한 줄타기를 계속하면서 시장에서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이는 이유는 뭘까. 중국 안방생명보험이나 안방양로보험 등과 연계하면 어느정도 그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안방생명보험은 중국에서 보험영업을 통해 자금을 끌어들여 이를 해외 M&A 실탄으로 사용하고 있다. 해외 M&A는 2014년 연결 기준 자산총액이 20조2673억 원이었던 중국 안방생명보험이 1년 만에 자산총액을 155조7075억 원으로 끌어올린 비결이다.

안방생명보험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지난 6월 말 기준 공시이율은 상품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연 4.6~6%였고, 대부분의 상품은 연 5%였다.

이는 보험영업을 통해 확보하는 M&A 실탄의 조달비용이 5%라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과거 3% 중반부터 현재는 2% 중반대의 최저보증이율로 팔리는 동양생명의 양로보험은 중국 보험사 입장에선 본토에 비해 조달비용이 엄청 낮은 셈이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생명보험사 사이에선 동양생명이 높은 최저보증이율로 고금리 조달에 나서고 있다고 보지만 중국쪽의 공시이율과 비교하면 엄청 낮은 셈"으로 "안방생명보험 입장에선 한국에서 저금리로 외형을 키우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도 동양생명이 지난 2013년 12월 말 설립된 중국 안방양로보험보다 낫다.

안방양로보험은 급속도로 외형을 불리고 있다. 지난해 말 총 자산은 2조9737억 원으로, 1년만에 총 자산을 2조4034억 원 늘렸을 정도다. 자산이 급격히 증가하는 속도를 자본이 따라잡지 못하면서 안방양로보험의 지급여력비율(핵심상환능력충족률)은 지난 1분기 242.27%에서 3개월만에 194.12%로 하락했다.

반면 동양생명은 지난해 말 22조5709억 원이었던 자산을 지난 1분기 양로보험 판매 등에 힘입어 24조1416억 원으로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6%포인트 상승한 245.2%를 기록했다.

동양

안방양로보험 법적대표인을 겸직하고 있는 야오따펑 동양생명 이사회 의장 입장에서 안방양로보험은 자산을 늘릴수록 건전성 하락을 걱정하는 반면 동양생명은 같은 수준으로 자산을 늘려도 건전성에 문제가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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