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8월 01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상반기 깜짝 실적을 내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아직은 신용도 회복이나 차입여건 개선 등을 얘기하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수주가 급감해 미래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늘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전반의 신용도 저하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자본시장에서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들이 자금을 조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내년 회사채 만기가 대거 도래해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다.

◇ 상반기 흑자 전환 성공...신규수주 급감, 신용도 저하 지속

현대중공업은 지난 27일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20조 1355억 원, 영업이익 8824억 원, 순이익 636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상반기에만 461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체 영업이익의 52%를 책임졌다.

상반기 조 단위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신용도 저하 추세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인 현대오일뱅크 호조의 영향이 커 완벽한 반등을 이뤄냈다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현대중공업의 이번 정기평가에서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로 강등하고 '부정적' 등급 전망을 달았다.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과 A-(부정적) 등급을 평정받았다.


올해 국내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 실적은 극도로 저조하다. 이로 인해 향후 수익성 회복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 신용평가사들의 입장이다. 올해 1분기 현대중공업은 4억 달러,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각각 1억 달러와 5000만 달러를 신규로 수주하는 데 그쳤다. 1건도 수주하지 못한 삼성중공업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수주잔고 감소로 사업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는 없었다.

올해 상반기 1조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현대중공업 조선 계열사의 신용도는 수주 부진으로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조선사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같은 처지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 2017년 대규모 회사채 만기 도래...조달 방안 마련 시급

2014년 조선사들의 대규모 손실 인식 이후 이들의 자본시장 조달은 중단됐다. 현대중공업 조선 계열사들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보다 사정이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실적 반등 후에도 업황에 우려가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자본시장 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조선 3사의 올해 만기 도래 자금은 현대삼호중공업 100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가 유일하다. 문제는 내년이다. 현대중공업은 내년에 6800억 원의 회사채가 만기 도래한다.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각각 1400억 원과 1000억 원의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상환해야 한다.

회사채와 기업어음 조달이 당분간 막힌 현대중공업 조선 3사는 자금 조달 마련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채 조달이 어려워 보유 지분 처분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계열사들은 지난해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포스코 지분을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타법인 지분을 대부분 처분한 현대중공업 계열사들은 보유 자회사 지분을 활용해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미포조선은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통해 5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로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량 자회사로 인식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매각은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