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른 아시아나, 에어부산 IPO '속도 내나' NH證, 유력 주관사 후보 부상…지분 전량 매각 '변수'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9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채자본시장(DCM)에서 돈줄이 말라가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인 에어부산 상장을 통한 자금확보에 한발짝 다가서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지난해에 비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 기업공개(IPO) 일정 추진이 한결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업계 일각에선 그룹의 궂은 딜을 도맡아했던 NH투자증권이 상장 주관사로 기울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공정거래법상 이슈로 에어부산 지분을 전량 매각할 경우 기존 지역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울 묘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 발목에 자금조달 한계…에어부산 구주매출 가능성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상반기 정기 신용평가에서 BBB 등급을 유지하긴 했지만 부정적 전망을 떼어내진 못했다. DCM에서 자금조달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유다. 당장 이달말 1000억 원의 공모채 발행도 증권사들의 외면으로 난항을 겪는 실정이다. 기관은 물론 리테일 투자자 찾기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상반기 발행했던 대규모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만기가 트랜치별로 대기중인 데다 내년초 공사모채 만기 규모까지 감안하면 자금확보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수 차례 지연됐던 에어부산의 상장 재추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다. 부산시와 14개 지역기업이 나머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구주매출을 통해 어느 정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어부산 자체 실적만 놓고보면 어느 때보다 상장 호기를 맞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매출액 3780억 원, 영업이익 330억 원, 당기순이익 27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60%, 55% 증가한 수치다.
◇그룹 딜 도운 NH證 유력…지난해 물망 오른 미래에셋證 포함될 수도
특히 올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도 지난해보다 정리된 상황이라 다소 여유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어부산 상장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그룹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에어부산의 상장 주관사를 놓고 거의 한 곳으로 기운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그룹의 쉽지 않은 딜에 도움을 줬던 증권사를 위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경우 NH투자증권이 가장 유력한 후보군이 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금호기업이 금호산업을 인수할 당시 3300억 원의 인수금융(Loan)을 제공했다. 이밖에 금호기업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금호터미널 지분을 인수할 때도 2000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제공한 바 있다.
당초 에어부산은 지난해에도 기업공개를 추진했었다. 이사회에서 기업공개 안건과 상장 주관사 선정 안건을 동시에 의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주사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
당시 내부적으로 상장 주관사가 미래에셋증권으로 기울었지만 IPO 추진 자체가 무산되면서 주관사 선정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IPO가 재추진될 경우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정도가 유력 상장주관사 후보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 지분 46% 전량 처분 변수…기존 주주 반발 잠재울 묘수 필요
상장이 실제 추진되더라도 걸림돌은 남아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자금확보를 위해 상장 과정에서 에어부산 지분을 시간을 두고 전량 처분할 경우 기존 주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과거 수차례 에어부산의 IPO를 시도했지만 기존 지역 주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주주들의 우려는 다분히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에 꽂혀 있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취득하거나 아예 갖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호기업의 손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증손회사인 에어부산 지분을 전략 취득하거나 모두 매각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셈이다. 아직 지배구조상 변수가 많지만 현재 기준으로는 '금호기업→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의 지배구조가 유력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서울을 추가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에어부산의 경우 매각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필요한 자금 확보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에어부산 입장에선 기업가치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에어부산 지분 매각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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