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 앞둔 금호아시아나, 계열사 신용도 영향은 [그룹조달&신용이슈]아시아나항공 등급 강등, 공모채 막혀...인수전 동원시 신용도 저하 가속
이길용 기자공개 2016-08-17 09:18:0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6일 09: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 관리 이후 재기를 꿈꾸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했지만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은 경쟁력 약화와 재무부담 확대가 신용도에 발목을 잡고 있다.최근에는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마저 힘들어지는 양상이다. 공모채 발행을 위해 주관사 선정에 나섰지만 대부분 증권사들이 아시아나항공 회사채를 살 수 없어 주관사 구하기조차도 힘든 상황이다.
금호타이어와 금호고속 인수전이 진행되면서 계열사가 보유한 자금이 동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신용도 저하는 가속회될 것으로 보인다.
◇ 주력 계열사 아시아나항공, 신용도 저하 지속
지난해 12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 간에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관련 소송에서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유화학 계열간의 분리가 확정됐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에는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등이 남게 됐다. 금호타이어는 아직 채권단 소속이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큰 축이다. 이 중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자산과 매출을 80% 가량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이 핵심 계열사다.
아시아나항공은 2012년 이후 국내 신용평가 3사로부터 BBB+(안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저가 항공사(LCC)와 외국계 항공사와의 경쟁 격화로 저하된 수익성, 악화된 재무구조를 이유로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정기평가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한 노치 낮춘 BBB로 평정했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달았지만 한국기업평가는 '부정적' 전망을 부여해 등급 하향 여지를 남겼다.
지난해 말부터 유가 폭락이라는 호재가 있었음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항공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1분기 31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안고 있는 재무부담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은 실적이라는 것이 신용평가사들의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별도 기준 순차입금은 2012년 2조 9568억 원에서 올해 3월 말 4조 4029억 원으로 급증했다. 게다가 앞으로 61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하다보면 자금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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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채 추진 아시아나항공, 주관사 구하기도 어렵다
신용도 저하는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자금줄 마저도 막고 있다. 모기업인 금호산업은 워크아웃 과정을 거치면서 그룹 자금 조달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형편이다.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 중 26.12%는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해 대출을 받을 정도로 자금 사정이 빡빡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신용등급이 BBB급이지만 그룹 자금 조달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고 이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항공 산업의 막대한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채권을 발행해 리테일에서 이를 소화시켰다. 지난해 출시된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도 아시아나항공을 뒷받침해줬다. 장래 매출채권을 유동화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도 잦았다.
올해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해까지 너무 많은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을 담을 수 있는 하이일드펀드가 줄었다. 신용도까지 저하되면서 일부 증권사는 아시아나항공의 공모채를 투자불가 종목으로 지정했다. 리테일 판매가 금지된 증권사가 속출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주관사 구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 금호타이어·금호고속 인수전...계열사 동원 부담
박삼구 회장은 옛 식구인 금호타이어와 금호고속을 다시 가져오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칸서스자산운용이 가지고 있는 금호고속 지분을 가져오기 위해 라임자산운용을 통해 개인자산가와 헤지펀드들로부터 인수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최대 1조 원까지도 거론되는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 양도 불가를 천명하면서 다른 원매자들과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을 차입해 조달했던 박삼구 회장은 여전히 실탄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평가사들은 금호타이어와 금호고속 인수 과정에서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자금이 동원되는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계열 리스크가 전이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 회복과 자본시장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신용도는 아시아나항공의 크레딧과 다를 바 없다"며 "가뜩이나 아시아나항공의 사정이 어려운데 금호타이어와 금호고속 인수전에 아시아나항공이 활용된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 회복은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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