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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 "조양호 회장과의 시각차 극복 못했다" 6500억 상거래 채권에서 극명한 입장차…"기업구조조정 원칙 무너지면 안된다"

정용환 기자공개 2016-08-31 09:34:49

이 기사는 2016년 08월 30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단이 최종적으로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 연장 불가 판단을 내린 30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간담회 중 '시각차이', '입장차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한진그룹 측이 산업은행에 제출한 자구안 내용에 대해 좁힐 수 없는 시각차이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6500억 원에 달하는 해외 상거래 채권을 놓고 채권단과 한진그룹 간 입장차가 뚜렷이 갈린 것으로 판단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0일 열린 간담회에서 "최근 (한진그룹의)조양호 회장을 직접 만난 적이 있다"면서 "상당부분 생각의 차이나 상황을 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합의에 근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과 조 회장은 지난주 중 서울 모처에서 만남을 갖고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논의했다.

이 회장이 이야기한 시각차는 주로 6500억 원 규모로 연체된 상거래 채권에서서 발생했다. 한진해운은 6500억 원을 '부족한 유동성의 일부'로 간주하고 채권단 측에 지원요청을 했다면 산업은행은 이를 '해외로 유출되는 돈'으로 봤다.

이 회장은 "5월 기준으로 3200억 원에서 3300억 원 수준이던 상거래채권 연체금이 현재 6500억 원으로 잠깐 사이에 크게 불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혈세를 다루는 산업은행 입장에서 개별기업의 외상 채권을 갚아주는 건 어렵고 신중한 문제"라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간담회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서도 "채권단이 지원하는 신규자금이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해외 용선주, 해외 항만하역업체 등 해외 채권자의 상거래 채무 상환에 사용되어 그대로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이동걸 회장은 한진해운이 이같은 국면을 맞이하게 된 데 대한 안타까움과 조양호 회장의 노력에 대한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전반적인 불황 국면, 유가 하락 등으로 굉장히 어려워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이런 기로에 서게 된 것에 대해서 굉장히 안쓰럽다"며 "조양호 회장이 끝까지 이 부분에 전력을 다해준 것에 대해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을 이해하고 있음에도 구조조정 원칙에 의거, 시각차를 좁힐 수 없었다고 이 회장은 밝혔다. 이 회장은 "어떤 부분에선 조 회장이 아버님이 남기고 간 것, 그리고 제수씨가 한 일에 대해서 1조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더 많은 재원을 넣어야 하는 (게 쉽지 않다는)부분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채권단이 처한 또 다른 환경은 기본적으로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선 원칙이 무너지면 안된다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간담회가 끝날 무렵 마무리 발언을 통해서도 이 회장은 시각차에 대한 안타까움을 계속 드러냈다. 이 회장은 "한진해운은 처음부터 큰 장애를 안고 있었다"며 "회사(한진그룹)는 처음부터 일정부분 큰 자금을 투입했다고 여겼지만 저희는 기본적으로 상거래 채권을 논의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 한진해운 가족과 관계자들의 고통이 수반될 것이기 때문에 그 분들에게 죄송스러운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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