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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개선 총력' 코스모화학, 현실은 '제자리' [Company Watch]사옥매각 등 자구안 불구 부채비율 등 큰 변화없어, 해결책 고심

김장환 기자공개 2016-09-12 08:25:06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9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년 전 코스모턴어라운드로 최대주주가 바뀐 코스모화학이 재무구조 개선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이를 차입금 상환 자금으로 활용해가며 재무 부진 탈피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개선이 요원한 상태여서 향후 추가적인 자구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스모화학은 이사회를 거쳐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 토지 및 건물을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매각 대상자는 한국자산관리공사로 매각 대금은 461억 원이 책정됐다. 매각 일정은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내달 중에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화화학이 내세운 사옥 매각 이유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코스모화학 본사 사옥은 6월 말 기준 회계장부에 395억 원대 자산으로 계상돼 있다. 매각예정금액과 장부가의 차액을 고려하면 성사시 근소하게나마 자본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동시에 사옥 매각 대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면 재무구조를 보다 개선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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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화학은 그러나 이 정도 수준의 자산 매각만으로는 결코 해결하기 어려운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보이고 있다. 6월 말 별도기준 부채총계가 2861억 원, 자본총계는 1061억 원으로 269.6%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전년 말 256.4%였던 부채비율이 불과 6개월새 대폭 늘었다.

차입금 비중도 상당 수준이다. 코스모화학의 같은 기간 총 차입금은 1466억 원으로, 현금성자산은 137억 원에 그쳐 대부분 순차입금이다. 자산총계(3922억 원)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차입금의존도는 37.4%에 달한다. 전체 자산의 40% 가까운 비중이 차입금으로 구성돼 있다는 얘기다.

코스모화학이 이처럼 재무부진을 겪기 시작한 것은 그룹사 차원에서 단행됐던 사업 역량 확대 전략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불과 6~7년 전만 해도 알짜배기 기업으로 꼽혔던 코스모화학은 2010년 그룹이 사업 범위를 패션, 유통업, 2차전지 등 우후죽순으로 확대하던 기류에 휩쓸려 동반 쇄락의 길을 걸었다. 새한미디어(코스모신소재), 마루망코리아 등이 대표적 실패 케이스로 꼽힌다.

'알짜배기'였던 코스모화학은 그룹 사업 확대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거나 보증을 서는 등 '금고' 역할을 했다. 코스모화학이 코스모앤컴퍼니에 차입금을 제공하면 이를 다시 코스모산업에 유입시키는 연결고리가 이어졌다. 정작 빌려준 돈을 제 때 돌려 받지 못하면서 오랜 기간 미수금으로 남겨뒀다. 도시가스관 등 합성수지 제품 및 창호 제작사 코스모산업은 전방산업 침체에 타격을 입었고, 유통·무역·건설업을 영위하는 코스모앤컴퍼니 역시 변변 찮은 수익을 내면서 돈을 갚을 여력이 없었다.

코스모화학은 동시에 본연의 업종에서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1년만 해도 210억 원을 넘었던 영업이익이 2013년 112억 원대 적자로 돌아섰다. 이후 3년 연속 적자만 냈다. 지난해에는 322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또 이 같은 적자 추세는 올해 상반기(영업손실 82억 원) 역시 이어지고 있다.

코스모화학의 사업 부진은 이산화티타늄과 황산코발트 등 주요 제품군이 수요 부진과 함께 판매가가 크게 떨어진 영향이다. 이산화티타늄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페인트, 제지 업체들은 2012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제품 구입량을 대폭 줄였다.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성장 전략을 제 때 구사하지 못한 것도 화를 불렀다. 이산화티타늄 섬유·필름·전자재료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사업군을 옮길 시기를 놓쳤다. 그룹에서 무리하게 확대한 여타 계열 지원만 주력한 탓이다.

심각한 경영난이 이어지면서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과 최대주주 코스모앤컴퍼니는 보유 중이던 코스모화학 주식 전량을 2015년 7월 특수목적법인(SPC) 코스모턴어라운드에 넘겼다. 정작 코스모턴어라운드는 허 회장이 주식 매각 대금을 전액 출자해 지분 30%를 확보한 사모투자펀드(PEF)다. 지배 지분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도 부여 받았다. PEF를 통한 일부 자금이 들어왔다는 것 외에 허 회장 지배구조에 큰 변화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코스모화학이 PEF를 끌어들인 후 준공한 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은 사옥을 매각하는 등 정상화 절차에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는 점은 이전과 크게 달라진 양상이다. 그러나 이번 사옥 매각에도 불구하고 예상되는 재무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 단순 부채비율만 보면 이전보다 2~3%포인트 정도 하락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또 다른 대규모 자산 매각 카드를 꺼내들지 않는 이상 재무여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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