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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캐피탈사 신용도·유동성 관리 능력 의문" 한신평, "자산 급성장, 리스크 관리는 제자리"

배지원 기자공개 2016-09-22 16:36:58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1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계 캐피탈사가 자산 증가에 비해 적절한 유동성 관리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용위험 확대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급 중형 캐피탈사도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21일 권대정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자산 4조원 이상의 대형 캐피탈사인 KB·JB·하나·산은·IBK·BNK·신한캐피탈 등은 자산이 늘었지만 유동성 관리 인식이나 유동성 위험에 대한 대비가 과거와 달라지지 않았다"며 "이는 등급 하향 요인으로도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캐피탈사

최근 캐피탈사의 자산 증가 속도는 매우 빠르다. KB캐파탈과 JB우리캐피탈의 총 자산은 이미 6조 원을 넘어 섰다. 최근 연 평균 성장률이 20~30%에 이른다. 하나와 산은, IBK, BNK, 신한캐피탈도 4조원을 가뿐히 넘겨 대형화에 동참하고 있다.

권 실장은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2년간 시장 내 입지가 위축된 기업계 중소형사를 주 대상으로 신용등급을 꾸준히 하향 조정했다"며 "이제 금융계 캐피탈사도 유동성대응능력과 사업안정성 측면에서 신용도 상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산이 늘면 외부차입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차입규모가 증가한 만큼 유동성 관리가 정교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AA+등급 카드사와 AA등급 카드사, 그리고 현대캐피탈 및 AA-등급 캐피탈사의 유동성 보유현황을 분석해 차입부채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AA-캐피탈사의 유동성 관리가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캐피탈사2

AA-등급 캐피탈사의 즉시 가용 유동성은 3개월 내 만기도래 차입부채 대비 48%에 불과했다. 차입금 상환을 위해서는 일시적 유동성 경색에도 영업의 일부를 중단해야 할 수 있다. 권 실장은 "자산이 늘어나 모그룹의 유동성 지원에 의지하기에는 몸집이 비대해졌지만 유동성관리에 대한 인식, 유동성 위험에 대한 대비가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A급 금융사라면 계열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역량으로 차입금 상환은 물론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유동성 관리정책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급의 중형 캐피탈사도 자산이 늘어난 데 반해 사업기반은 충분히 탄탄해지지 않았다. 권 실장은 "NH농협, 메리츠캐피탈, 한국투자캐피탈 등은 자산이 급증했지만 기업대출과 부동산PF에 영업을 집중했다"며 "이는 빠르게 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손쉬운 자산들"이라고 설명했다. 즉 영업을 확대한 것은 시장지위 개선의 결과가 아니라, 리스크 선호나 사업전략의 차이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최근 선박금융의 후유증에서 산은캐피탈과 신한캐피탈이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것처럼, 포트폴리오가 집중될 수록 잠재적 대손부담은 더 커진다"며 "포트폴리오의 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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