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인베스트의 빡빡한 '인산가' CB투자 조건 영업실적·상장 여부 따라 YTM 달라···"회사의 실적 달성 자신감"
김동희 기자공개 2016-09-28 08:45:59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2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인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코넥스기업인 인산가에 투자한다. 농식품모태펀드가 유한책임출자자(LP)로 참여한 동양농식품2호투자펀드를 통해 전환사채(CB) 11억 원 어치를 인수키로 한 것이다. 표면이자율은 없지만 만기보장수익률은 4%다. 발행 1년 이후부터 만기 10일전 까지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전환가격은 주당 4550원으로 추후 조정도 가능하다.여기까지 놓고 보면 일반적인 벤처캐피탈의 CB투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표면이자율이 없어 향후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수익을 얻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정도가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투자조건을 뜯어보면 얘기는 조금 달라진다. 발행사와 투자자가 합의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발행사 입장에서는 다소 불리한 조건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인산가가 일정 수준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만기보장수익률을 연 복리 6%로 적용하도록 계약했다.
만기까지 인산가가 코스닥시장에 상장을 완료하지 못하면 연 복리 10%를 적용해 상환하도록 하는 조항도 넣었다. 3년 뒤 투자원금 11억 원을 제외하고 이자 수익만 3억 6410만 원을 얻게 되는 것이다. 국민은행, 농협, 산업은행, 등에서 빌려쓰고 있는 대출이자보다 2.5~3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인산가가 만일 상장에 나설 수 있는 양적 심사요건을 충족하고도 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으면 연 복리 15%를 적용한 금액을 상환토록 했다. 다만 회사의 귀책사유가 없는 상장 예비심사 탈락이나 권고철회 등은 제외된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측은 회사가 실적달성에 자신감을 드러냈기 때문에 이 같은 투자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인산가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의 죽염생산 업체로 농업회사법인인 인산농장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209억 원에 영업이익 11억 원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자산총계는 184억 원이며 순자산은 84억 원이다. 국내 죽염 시장의 약 57%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회사가 충분히 목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계약할 수 있는 투자조건"이라며 "양측이 충분히 합의를 이뤄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안타인베스트먼트의 투자조건이 지나치게 팍팍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표면이자율 0%는 그나마 좋은 조건이지만 상장에 실패하거나 대외변수로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하면 발행기업에 대단히 불리하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부도가 발생하지 않는 한 투자자는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겠지만 발행사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며 "양측이 서로 합의한 조건이겠지만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도 흔하게 볼 수 없는 빡빡한 투자조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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