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9월 30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뒤로 물러설 수 없는 단계로, 인생의 여정에 있어 끝보다 시작이 더 멀리 떨어져 있는 지점'
무엇에 대한 말일까? '중년'(中年, Middle Age)의 뜻풀이이다. 놀랄지도 모르겠지만, 중년이란 단어는 19세기중반 이전에는 없던 말이었다. 이 말은 1895년에 처음으로 사전에 등장했는데, 청년기와 노년기 사이에 있는 인생의 일부분이라고 정의되였다. 그 이전의 인생에 대한 분류는 어린이, 성인 혹은 노인 대략 이 정도의 분류였다. 당시에는 나이에 대한 정확한 개념도 없었고, 그에 대한 구분도 명확하지 않았다. 유대교에서도 13세를 성인의 기준점으로 보았으며, 65세를 은퇴해야 할 나이로 보았지, 어디에도 중년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중년의 사전적 의미는 '청년기와 성인기 사이의 기간이며, 일반적으로 40세에서 60세에 이른다'이다(New American Heritage사전). 그러나 중년은 청춘기나 갱년기처럼 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싶다. 패트리샤 코헨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하면서 나이와 시간이 중요한 기준이 되어, 연령별 세대별 정체성이 형성되기 시작하였고, 그 속에서 중년은 '비효율과 쇠락과 위기'라는 왜곡된 정체성을 부여 받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쉽게 말해서 '중년'이란 말 자체가 사회적 문화적 허구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20세기를 들어서면서 중년은 '어쩔 수 없이, 마지 못해, 우울하게, 두려움을 가진 채' 맞이하는 인생의 한 과정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중년은 전성기가 아니라 쇠퇴기였으며, 젊고 발랄한 청춘을 예찬하기 위한 비교열위의 도구였다. 그러나 최근 중년을 재발견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MIDUS(Midlife in the United States, 미국에서의 중년의 삶)이라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늘 움츠러들었고 수세에 몰렸던 중년들이 '비효율, 쇠락, 위기'라는 왜곡된 정체성을 벗어 던지고 이제 반격을 시작하고 있다.
그 반격의 선봉은 40대이다. 우리나라 40대의 주류는 2차 베이비부머로 분류되는 68년~74년생들이다. 이들은 90년대에 X세대로 불리며, 기성세대와 사뭇 다른 사회문화적 행태를 보였다. 핸드폰 이전에 '삐삐'를 먼저 차고 다녔고, 트로트 대신 발라드를 불렀으며, 이들이 사회초년생이던 때 IMF 외환위기를 맞아 시련을 겪기도 한 세대이다. 요즘의 40대를 '영포티'(Young Forty)라고 부른다. 나이만 젊은 층으로 분류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사고방식이나 삶의 행태가 기존의 '아줌마-아저씨'세대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실에 적응하되 많은 것을 편리하고 간편하게 해결하려는 세대, 미래의 행복보다 현재의 행복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가 요즘의 40대이다. 그런 40대들이기에 이들보고 중년이라고 부른다면, 펄쩍 뛸지도 모른다. 그래서 40대는 중년으로 '들어가기를 원치 않는' 세대인 것이다.
그럼 50대는 어떨까? 이미 그들의 상당수는 스스로를 중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이 중년의 시기를 '떠나기를 원치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노인으로서의 자리매김을 아직은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중년을 정당화하고 스스로 미화하는 작업을 서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꽃 중년'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지금의 50대는 가장 부자인 세대이자, 정치적 관심도가 높고, 높은 교육수준으로 지적 수준도 높다.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 가는 트렌드메이커 역할을 하기도 하면서, 인생이모작을 꿈꾸는 세대이다. 이들은 노년기로 들어서기를 꺼려하며, 노인이 되기를 거부하는 세대이다. 그런 의미에서 40대가 영포티(Young Forty)라면, 꽃중년 50대는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이다. 원래 '니프티 피프티'는 증권시장에서 가장 우량한 50개 종목을 의미하는 말이다. . Nifty는 '멋지다'는 의미로, 한 번 주식을 사놓고 계속 보유하고 있으면 높은 배당수익과 꾸준한 주가상승이 기대되는 가치주를 말한다. 멋지고, 가치 있는…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50대는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이다. '멋진 50대'인 것이다.
정말 중년(中年)은 인생의 여정에 있어 끝보다 시작이 더 멀리 떨어져 있는 지점일까? 아마도 '영포티'(Young Forty) 40대는 들어가기를 원치 않고,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 50대는 떠나기를 원치 않는 시기일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중년이란 말 자체가 사회문화적 허구의 산물이라면 이제 새롭게 중년의 모습을 만들어야 한다. '영포티'(Young Forty)도 좋고,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도 좋다. 쇠락과 위기의 중년이 아니라 건강하고 전성기로서의 중년. 애매하고 어정쩡한 중년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개성 넘치는 멋진 중년(中年)을 만들어 보자.
이윤학 NH투자증권 소장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 Stratigiest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 Stratigiest
우리투자증권 신사업전략부 이사
現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소장
[수상]02~06년 조선일보, 매경, 한경, 헤럴드경제 선정 베스트애널리스트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