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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현대百, 같은 부지·달라진 전략 [시내면세점 3차전]영업면적 17%·주차면적 240% 늘려…IT물류시스템·물류창고 확보

장지현 기자공개 2016-10-18 08:22:3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7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유통업계 빅3로 평가받던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자존심을 구겼다. 서울지역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전에 참여한 대기업 7곳 가운데 관세청 심사 평가점수 762점으로 7위, 꼴찌를 기록했다.

이후 현대백화점그룹은 한동안 면세사업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에 진행된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에 대한 재허가 심사엔 참여하지 않았고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 역시 올 초 사업성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면세사업을 위해 꾸렸던 현대DF 법인도 지난해 말 청산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이는 재도전을 위한 숨고르기였다. 절치부심한 현대백화점은 1차 도전 때와 마찬가지로 면세점 부지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으로 내세웠다. 같은 부지, 달라진 전략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압도적인 재무구조…기부금비율은 0.9%

현대백화점그룹의 보수적 경영기조와 이에 따른 안정적 재무구조는 재계에서도 유명하다.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전에서도 5개 대기업 가운데 재무상황이 가장 양호하다. 지난해에도 현대백화점은 투자비 전액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관세청이 제시한 평가 항목가운데 경영상태와 재무건전성이 포함된 '운영인의 경영능력' 항목은 배점이 300점으로 가장 중요하다. 이 가운데서도 재무제표 항목은 180점이다. 각 업체는 최근 2년 동안의 자기자본비율, 유동비율, 이자보상배율, 부채비율을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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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은 4개 항목 가운데 3개 항목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번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전엔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롯데면세점(호텔롯데), SK네트웍스(워커힐면세점), HDC신라면세점, 신세계DF가 참여했다.

이자보상배율은 2014년 12.89배, 2015년 20.65배를 각각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갚아야 할 이자비용보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더 적었다는 뜻이다. 현대백화점의 이자비용은 2014년 208억 원에서 2015년 124억 원으로 40.6% 줄었다.

부채비율은 2014년 42.3%, 2015년 52.3%를 기록했다. 10%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5개 업체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 기간 자본총계는 2조 8586억 원에서 3조 102억 원으로 5.3%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부채총계는 1조 2097억 원에서 1조 5753억 원으로 30.2% 늘었다.

자기자본비율은 2014년 70.3%, 2015년 65.6%로 표준비율인 50%를 넘겼다. 다만 이 지표는 1년 사이 4.7%포인트 하락했다.

유동비율은 54.2%에서 85.7%로 21.5%포인트 상승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로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분석지표다. 유동비율의 경우 200% 이상이 이상적 수준이지만 입찰에 뛰어든 대기업 가운데서는 HDC신라면세점을 제외하곤 모두 100% 이하다.

다만 기부금 지출에는 다소 인색했다. 지난 5년 동안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평균 0.9%로 조사됐다. 기부금은 재무제표상 반영된 수치를 활용했다. 이 비율은 150점이 배정된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를 평가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다.

현대백화점의 기부금비율은 2011년 0.5%, 2012년 0.4%였고 2013~2015년 1.1%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영업이익 2560억 원이었고 기부금 지출은 29억 원이었다. 호텔롯데는 2.1%, SK네트웍스는 2.3%를 각각 기록했다.

◇영업면적·주차면적 확대…물류시스템·관광인프라 구축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그룹 기획조정본부 산하에 신규사업 추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면세사업 진출을 준비했다. 지난해 초엔 호텔신라, 신세계 등에서 10년 이상 면세사업을 담당해 온 전봉식 씨를 상무로 영입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진행된 1차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탈락했다. HDC신라 844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806점, 호텔롯데 790점, 신세계 DF 775점, SK네트웍스 773점, 이랜드 764점, 현대백화점 762점이었다.

이들은 면세점 1차 특허 결과 이후에도 TF를 유지했다. TF는 20여 명으로 백화점 사업부내에서 사업기획, CRM, 판촉,해외 마케팅, 해외MD팀에서 10년 내외의 경력을 갖고 있는 베테랑들로 구성됐다.

면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동호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본부장(사장)은 "지난해 7월 신규 면세점 입찰에서 탈락한 이후 1년여간 면세점 TF팀을 유지하며 철저하게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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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현대백화점그룹은 '강남 지역'에 신규 면세점이 필요하다는 분석 하에 또다시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내세웠다. 다만 지난해보다 한층 더 강화된 전략을 들고 나왔다는 설명이다.

영업면적과 주차시설 확대, 보세관리역량 강화가 핵심이다. 모두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 △운영인의 경영능력 △관광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 등 주요 심사평가항목에 반영되는 부분이다.

현대백화점은 일단 영업면적을 늘렸다. 지난해 1차 특허 심사에서 계획했던 영업면적은 2개층 1만 2000㎡ 였다. 하지만 이번엔 3개층(8~10층) 1만 4005㎡로 17% 늘었다.

주차면적도 지난해보다 더 넓어졌다. 현대백화점은 대규모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면세점 후보지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인근에 자체 주차장(59면)과 인근 탄천 주차장(400면)에 대형버스 459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지난해 시내면세점 심사 당시 계획했던 주차면수(135면)보다 3배 이상 크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이번 특허 심사를 앞두고 지난해 실시하지 않았던 교통영향평가를 실시했다.

아울러 물류, 재고관리 시스템도 미리 준비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미 도시바와 면세점 통합 IT물류 시스템 구축을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에 보세 물류창고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임대 중심의 백화점 사업과 달리 면세사업은 상품을 직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재고관리, 물류시스템 확보가 중요하다.

지난 9월말엔 중국 현지 최대여행사인 중국여행사(CTS), 3위 중국청년여행사(CYTS) 등을 포함 상위권 17개 여행사와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고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200만명의 한국 방문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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