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품 개발 가로막는 방카슈랑스 의존증 [보험 상품 자율화 1주년]올해 방카 의존도 4.34%p 확대…비슷한 신상품 반복생산 탓
윤 동 기자공개 2016-11-02 10:26:0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7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 당국이 보험 상품의 개발 및 가격 자율화를 골자로 한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한지 1년이 지났지만 국내 생명보험업계에서 혁신적인 신상품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방카슈랑스 의존성이 지나치게 높은 영업 환경이 새로운 구조의 신상품 개발을 막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 발표 이후 생보사의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 25개 생보사의 초회보험료 기준 영업채널별 비중을 살펴보면, 방카슈랑스 채널이 77.25%의 비중을 차지해 지난해 같은 기간 72.91% 대비 4.34%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회사를 살펴보면 대규모 양로보험을 판매했던 동양생명은 지난해 방카슈랑스 채널 비중이 47.12%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95.08%로 무려 47.95%포인트 뛰어올랐다. 역시 양로보험을 판매한 한화생명도 같은 기간 방카슈랑스 채널 비중이 40.53%에서 69.55%로 29.02%포인트 크게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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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는 프랑스어로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의 합성어로 흔히 은행이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방카슈랑스 채널의 경우 은행 직원이 보험 상품을 판매한다는 특성 때문에 새로운 구조의 신상품보다는 구조가 간단한 저축성보험 등이 판매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보험업계에서는 이 같이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높은 영업 구조 때문에 획기적인 신상품이 나오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90%를 넘는 카디프생명, 농협생명, 하나생명 등은 방카슈랑스로 판매하기 어려운 새로운 구조의 신상품을 개발할 이유가 전혀 없는 상태다. 다른 생보사 역시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70% 수준으로 낮지 않기 때문에 결국 새로운 구조의 신상품을 만들기 보다는 현재 판매되는 상품과 유사한 구조를 갖춘 신상품만 개발된다는 평가다.
문제는 새로운 구조와 시장을 개척할 신상품이 개발되지 않아 보험사의 실적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25개 생보사의 전체 신계약율은 7.9%로 지난해 상반기 8.8% 대비 0.9%포인트 떨어졌다. DGB생명, IBK연금보험 등 일부 중소형 보험사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업계 전반적인 하향 추세를 만회하기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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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약율은 신계약금액을 보유계약금액으로 나눈 비율로 새로운 계약 규모가 전체 계약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신계약율 하락은 보험 상품의 판매가 저조하다는 것을 뜻한다.
생보사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신상품이 없다보니 방카슈랑스 등 기존 채널에서 잘 팔리는 상품 개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동시에 기존 채널에서 잘 판매되는 상품만 개발하다보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신상품이 나오지 않는 순환적인 문제에 봉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동시에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등 건전성 규제 강화 흐름 때문에 새로운 신상품을 개발하기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금의 리스크도 줄여야 하는 시점에서 자칫 리스크를 크게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의 상품을 개발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부채 시가평가에 대비해 지금 판매되는 보험 상품의 관리도 벅찬 상황"이라며 "새로운 구조의 상품은 리스크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한동안 개발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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