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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넘어야 할 과제들 [thebell note]

류 석 기자공개 2016-10-27 09:25:34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6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0여 개의 스타트업이 모인 이익단체 성격의 코리아스타트업포럼(스타트업포럼)이 지난 9월 정식 출범했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직방, 야놀자 등 내로라하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주축이 돼 발족한 만큼 포럼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은 크다. 또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서울시장을 비롯해 청와대 수석까지 지지 의사를 밝히며,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종종 스타트업들의 혁신적인 서비스에 제동이 가해지는 정부의 불필요한 규제에 대해 업계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스타트업포럼의 주요 역할인 것으로 보인다. 발족식에서 초대 의장을 맡은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는 스타트업포럼 발족을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핵심적인 부분은 규제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스타트업에 닥친 어려움을 업계가 힘을 모아 헤쳐나가겠다는 포럼의 설립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취지대로 스타트업포럼이 업계가 기대하는 역할을 해나갈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현재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과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스타트업들의 이익단체라는 점이 우려스럽다. 가입된 스타트업 50여 개 사만 놓고 봐도 업종이 매우 다양하다. 모바일광고에서부터 부동산, 콘텐츠, 핀테크, 사물인터넷 등 업체 간 공통점은 초기기업이라는 것 외에는 찾기 어렵다. 때문에 이들 회원사 간 사업적으로 이해가 충돌되는 사례는 언제든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어느 수준의 기업까지 회원사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얼마 전 점심 자리에서 만난 스타트업 업계관계자는 기자에게 "초기기업들이 모이는 단체라면, 동네에서 혁신적으로 빵을 판매하는 제과점도 회원사로 받아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미 가입된 회원사 중 대기업에 인수된 스타트업도 있어, 기업 규모를 가입 조건으로 하기에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

업종별 이익단체를 더욱 활성화하는 것이 자원이 한정된 스타트업 특성상 효율적일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스타트업포럼은 이미 활동하고 있었던 한국핀테크산업협회와 공동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스타트업포럼 회원사인 우아한형제들은 현재 인터넷기업협회에 가입돼 있으며, 한국NFC와 비바리퍼블리카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원사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맛집앱, 배달앱들을 중심으로 한 푸드테크협회 발족도 추진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내년부터 스타트업포럼은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회비를 받을 계획이다. 운영위원사의 경우 많게는 천만 원, 일반회원사도 적지 않은 돈을 내게 되는 것으로 알고있다. 한창 성장해 나가고 있는 스타트업들의 경우 대부분 재무적으로 적자상태다. 단돈 몇십만 원의 회비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포럼이 제역할을 하지 못해 이들의 시간과 자원이 엉뚱한 곳에 허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여러 스타트업들의 이해를 아우르고, 대기업들의 횡포와 정부의 규제에 대한 든든한 방패막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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