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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저축은행 매각, 대주주적격성 심사 '변수' KB금융지주, 외국 자본 vs 가격 놓고 '고민'

윤지혜 기자공개 2016-11-03 08:46:27

이 기사는 2016년 10월 31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저축은행 인수적격자를 두고 매각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선 매각자인 KB금융지주가 장부가격 수준으로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거래가격이 우선 요소가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예비입찰에 참여한 입찰자가 대부분 외국계 자본이라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라는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려도 필요한 상황이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현대저축은행 예비입찰에 라쿠텐(Rakuten), PAG(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 아프로파이낸셜대부 등 3곳이 참여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라쿠텐이 예비입찰에 제시한 가격은 2000억 원 이상으로 전해진다. 가격만 두고 보면 매각자 측이 요구하는 가격에 가장 근접하다. 현대저축은행 지분 100%에 대한 장부가는 2580억 원으로, 대주주인 KB금융지주는 장부가에 준하는 가격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사전 태핑 과정에서 파악된 투자자들의 희망가는 1000억~1500억 원 범위에 그쳤다.

이에 따라 가장 높은 가격을 제출한 라쿠텐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지만 딜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금융사 M&A에서 딜 종결성(Deal certainty)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대주주적격성 심사라는 관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대저축은행의 주 수익원은 고금리 소액 신용대출이다. 저축은행중앙회 대출금리 공시에 따르면 현대저축은행의 평균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약 27%로, 라쿠텐이 인수한 후 기존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고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SBI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등 국내 저축은행을 인수한 일본계 저축은행들도 현재 높은 고금리 소액신용대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라쿠텐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경우, 중금리 정책을 장려하고 있는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다소 깐깐한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관측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아프로파이낸셜대부 또한 딜 종결성 측면에서는 유력 후보로 보기 어렵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이미 OK저축은행을 들고있다는 점도 인수적격자 선정 시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또다른 원매자인 PAG는 상당한 적극성을 갖고 실사에 참여하고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가격 측면에서는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사모투자펀드의 특성상 투입 자본 대비 수익성을 고려했을 때 무리하게 가격을 제시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PAG는 중국 및 홍콩계 자본으로 알려져있지만 아시아 지역을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글로벌 사모펀드로, 최근 포트폴리오 상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투자를 확장하고있다. PAG는 현재 현대카드, 우리은행 소수 지분 매각 등 다른 금융기관 M&A에도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예비입찰은 넌바인딩(Non-binding)형태로 진행됐기 때문에 라쿠텐이 예비입찰에서 제시한 가격이 실사 후 유지될 것이란 보장도 없다"며 "본입찰에서 최고가를 내다 해도 매각자 측이 딜 종결성 측면에서 우선협상자를 선정해야 하기 때문에 매각 성사 가능성에 대해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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