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 현대저축은행 인수전 왜 참여했나 OK저축銀과 주력분야·영업구역 중복…스터디 차원 관측
원충희 기자공개 2016-10-25 11:03:59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4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저축은행 인수에 참여한 아프로파이낸셜대부(브랜드명 러시앤캐시)를 두고 시장에서는 궁금증이 일고 있다. 계열사인 OK저축은행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기 힘들어 굳이 인수전에 참여할 이유가 안보이는데 참여했기 때문이다. 스터디 차원에서 참여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저축은행 매각 예비입찰에 일본 라쿠텐, 중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아프로파이낸셜대부 등 3곳이 인수 희망의사를 밝혔다.
이 가운데 의외의 후보로 꼽히는 곳은 아프로파이낸셜대부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모그룹인 아프로서비스그룹(이하 아프로그룹)은 이미 OK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은 6월 말 기준 총자산 3조 519억 원으로 업계 2위 규모를 갖고 있는 대형저축은행이다. 아프로그룹 측은 인수참여 이유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저축은행과 대부업 등 제2금융권에서는 진성인수보다 스터디 차원에서 접근했다는 시각이다. 현대저축은행은 OK저축은행과 여러모로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인수 시너지가 별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현대저축은행의 대출영업 추이를 보면 기업대출에서 가계대출로, 담보대출에서 신용대출로 변하고 있다. 2013년 6월 말 전체대출에서 68.7%에 달했던 기업대출은 올 6월 말 46.1%로 줄었다. 이 기간 36.1% 수준이던 부동산담보대출은 15.9%로 감소했다. 반면 신용대출 비중은 30.8%에서 46.3%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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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대출금 평균금리는 13.07%에서 13.32%로 상승했다. 저금리 기조와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저축은행업계 전체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와 사뭇 다른 현상이다. 이는 고금리 신용대출을 많이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금리 신용대출은 OK저축은행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다. 6월 말 기준 대출총액 2조 5855억 원 중 72.7%가 가계대출이고 59.9%가 신용대출이다. 대출금 평균금리는 17.07%로 상당히 높다. 이처럼 현대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주력사업 분야가 겹쳐 '제살 깎아먹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영업구역에서도 현대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의 시너지는 기대하기 힘들다. 저축은행은 지역주의 원칙이 적용돼 일정구역에서만 영업이 가능하다. 영업구역을 확대하기 위한 방법은 인수합병이 유일한데 부실저축은행만 합병인가를 내준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상 두 저축은행의 통합은 불가능하다.
현대저축은행은 강남본점을 비롯해 목동, 송파, 분당에 영업점을 두고 있다. 서울 강남권과 경기도가 주 영업구역이다. OK저축은행은 중구본점을 비롯해 경기도, 충청북도, 전라북도에 걸쳐 총 24개 지점을 두고 있다. 영업구역 확대 측면에서도 두 저축은행은 시너지를 얻기 힘든 구조다.
이는 두 개 이상의 저축은행을 보유한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더 확실해진다. 코스닥 상장사 텍셀네트컴 산하의 공평저축은행과 세종저축은행은 영업구역이 각각 경기도-인천과 충청권으로 나눠져 있다. 다우키움그룹 소속인 키음저축은행은 경기도를 영업구역으로 두고 있어 서울 중심의 키움예스저축은행(옛 TS저축은행)과 겹치는 부분이 적다. J트러스트는 서울 중심의 JT친애저축은행과 경기도 중심의 JT저축은행에 이어 최근 부산소재 DH저축은행을 인수해 영업구역을 넓혔다.
아프로그룹의 경우 금융회사 M&A(인수합병) 매물이 나올 때마다 참여했지만 딜이 성사된 적은 별로 없다. 얼마 전 아주캐피탈 매각실사에 참여했을 때도 아프로그룹 관계자는 "2014년 매각 때와 비교해 변동된 사항이 있는지 체크하는 수준으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일종의 스터디 차원이라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프로그룹은 금융사 매물이 나올 때마다 관심을 보이며 발을 들여놓지만 중도에 빠지거나 추후에 터무니없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 매물로 나온 현대저축은행의 경우 OK저축은행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없어 아프로그룹의 인수의지를 낮게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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