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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클리오·밥캣, 해외 롱펀드가 살렸다 국내 기관·개인 매도물량 흡수…美 트럼프 당선 이후 전략적 대응 지속

민경문 기자공개 2016-11-15 13:17:5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4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기업공개(IPO) 작업을 마무리한 대어급 회사들이 해외 롱펀드(long fund)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 직후 개인과 국내 기관의 매도세에 직면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클리오는 이들 덕택에 주가를 지켜낼 수 있었다. 두산밥캣의 실권주가 모조리 흡수된 점도 해외 롱펀드의 공이 컸다. 예상을 뒤엎은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최대한 전략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토니모리를 뛰어넘는 화장품 대장주로 주목받은 클리오의 상장 당일 주가는 롤러코스터 장세였다. 상장 직후부터 약세를 보이더니 공모가(4만 1000원) 대비 무려 20%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패닉에 사로잡힌 국내 투자자들은 '팔자' 일색이었다. 클리오 주가는 공모가 대비 11% 하락한 3만 6800원에 마감했다.

막판 물량 매집으로 주가를 소폭이라도 반등시킨 주체는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11만4354주를 매입했다. 헤지펀드와 달리 장기 보유가 주목적인 해외 롱펀드가 주력이었던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클리오 주가는 이튿날에도 전일 대비 6.25% 상승하는 등 공모가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펀더멘털이 좋은 회사인 만큼 수요예측에서 배정을 못 받은 주식형펀드들이 추가 매입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롱펀드 수혜를 입은 건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마찬가지다. 상장 직전 월스트리트저널 자매지인 배런스(Barrons)에서 '너무 비싸다(too expensive)'라는 평가를 내리면서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된 상태였다. 아니나다를까 장 시작도 전에 10% 하락이 예고됐고 시초가는 13만 5000원으로 공모가(13만 6000원)을 밑돌았다. IPO에 나선 삼성그룹 계열사로서는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장 초반 12만 5500원까지 밀리기도 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이내 반등하더니 6.67% 상승으로 마감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내에서 약가 규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이 힘을 얻으면서 해외 주식펀드들이 물량 매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상장 다음날 주가는 무려 12%가 넘게 올랐다.

최대 반전의 주인공은 두산밥캣이었다. 지난 8~9일 일반 청약률이 0.29대 1에 그치면서 미매각금액이 1288억 원에 달했다. 한국투자증권 등 주관사 6곳이 이를 떠안아야 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 현실화 기대감에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은 추가 매입 의사를 밝혔다. 실권주 전액이 소화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들 기관 중 상당수는 해외 롱펀드였다. 일부 대형 롱펀드는 한 번에 3000억 원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전 철회 신고서를 내던 때와는 분위기가 딴판이었다. 시장 관계자는 "상장 이후 주가를 봐야겠지만 트럼프 당선이라는 이유만으로 두산밥캣 주식을 외면했던 개인과 국내 기관은 당초 결정을 후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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