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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시멘트, '드라이몰탈 덫' 돌파구는? [시멘트업 리포트]경쟁과열에 가격인하 '적자' 초래…특수제품 개발 등 필요

심희진 기자공개 2016-11-22 08:18: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1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시멘트가 한때 '효자 사업'이라 불리던 드라이몰탈 부문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놨다. 한일시멘트가 주도하던 드라이몰탈 시장에 삼표산업, 아세아시멘트 등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가격 인하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이 적자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드라이몰탈은 기존 자재의 대체재라는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보급률이 늘어남에 따라 성장률이 둔화될 수밖에 없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일시멘트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746억 원, 영업이익 294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3분기보다 매출액은 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30%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82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한일시멘트가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등과 2007년부터 6년간 드라이몰탈 가격을 담합했다는 혐의로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414억 원을 부과받은 것이 반영된 결과다.

누적 기준으로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 445억 원, 영업이익 66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37% 감소했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레미콘 등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거뒀지만, 드라이몰탈 부문이 시장 경쟁력 확대를 위해 선제적이면서 주도적인 판매단가 정책을 진행한 게 전체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며 "지난달 드라이몰탈 담합 관련 과징금을 납부하면서 당기순이익도 적자전환했다"고 말했다.

한일시멘트의 사업 구조는 시멘트, 레미콘 부문이 각각 30%, 드라이몰탈 부문이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레미콘 부문은 선방했다. 지난 3분기 레미콘 부문의 매출액은 3306억 원, 영업이익은 196억 원이다. 2015년 3분기보다 매출액은 7%, 영업이익은 13% 증가했다. 올 들어 건설·주택경기 호황으로 레미콘 출하량이 지난해 3분기 1㎥당 481만 톤에서 지난 3분기 496만 톤으로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같은 기간 원재료라 할 수 있는 시멘트 가격은 톤당 6만 9100원에서 6만 5200원으로 하락해 수익 개선을 거들었다.

시멘트 부문에선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지난 3분기 시멘트 부문의 매출액은 3231억 원, 영업이익은 401억 원이다. 2015년 3분기보다 매출액은 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1㎥당 473만 톤이었던 출하량은 지난 3분기 556만 톤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판매가격이 6%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

가장 뼈 아팠던 건 수년 간 실적 안전판 역할을 해 온 드라이몰탈 부문의 부진이다. 지난 3분기 드라이몰탈 부문은 전년 동기보다 5% 증가한 2076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7억 원에서 -70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1㎥당 392만 톤이었던 출하량이 지난 3분기 542만 톤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판매가격이 5만 9800원에서 지난 3분기 5만 원으로 떨어진 게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라파즈한라시멘트가 주도한 저가 경쟁이 현재 드라이몰탈 시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며 "2011년 톤당 5만 5700원이었던 드라이몰탈 가격은 줄곧 6만 원 안팎에 머물렀으나 최근 5만 원 초반까지 하락했다"고 말했다.

드라이몰탈은 시멘트, 모래, 혼화제를 일정 비율로 섞어 만든 건축자재다. 물을 붓기만 하면 바로 시공이 가능한 일종의 즉석 시멘트로 비용 감축 효과가 크다. 과거 건설 현장에선 모래를 채로 걸러 시멘트와 섞은 후 사용했지만 드라이몰탈이 나오면서 이 과정이 생략됐다.

현재 한일시멘트의 드라이몰탈 시장 점유율은 약 80%로, 1991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절대적 판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수도권(인천, 부천), 충청권(공주), 경상권(가야, 함안), 호남권, 제주권(목포) 등 전국에 공급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막강한 영업력을 앞세운 삼표산업이 2014년 드라이몰탈 사업에 진입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됐다. 삼표산업은 시장 점유율을 16%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경기 화성과 인천에 70만 톤 규모의 생산 공장을 연이어 세웠다. 한일시멘트는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판매단가를 내렸고, 이는 전체 드라이몰탈 시장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드라이몰탈 시장은 사업 초기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냈으나 기존 자재의 대체재라는 한계가 있어 보급률이 상승함에 따라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며 "특히 수도권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남부권에 성장 여력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나 제한적"이라며 "최근 공사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특수 드라이몰탈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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