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왜 KB금융만 남겼나 2008년 맺은 '상호 지분 보유' 여전히 유효…신한·하나는 2014년 소멸
강철 기자공개 2016-11-24 08:22:26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3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보유 중이던 금융기관 주식을 전량 매각한 가운데 같은 은행 관련주인 KB금융지주 지분은 남겨둔 점이 주목된다. 두 금융지주와 달리 KB금융지주와는 2008년 12월 맺은 상호 지분 관계를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포스코는 지난 22일 신한금융지주 주식 436만9881주(지분율 0.92%), 하나금융지주 주식 243만 498주(0.82%)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주식 매각으로 신한금융지주서 1864억 원, 하나금융지주서 785억 원씩 총 2650억 원을 확보했다.
이번 지분 매매로 경영권 방어, 투자 수익 확보 등을 위해 2007년 2월부터 이어온 포스코와 신한금융지주의 상호 지분 협정은 완전히 소멸됐다. 하나은행의 전신인 서울은행 시절부터 시작된 하나금융지주와의 지분 관계도 사라졌다.
두 금융지주 주식 처분 후 남은 주요 매도가능증권은 현대중공업 지분 1.94%, 신일철스미토모금속 2.51%, KB금융지주 3.0% 등이다. 이들 주식의 지난 9월 말 기준 장부금액은 약 1조 1000억 원이다. 이 중 같은 은행 관련주인 KB금융지주 주식은 매각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포스코와 KB금융지주는 2008년 12월 상호 지분 보유에 합의하고 각각 3000억 원의 자사주를 교환했다. 포스코는 2009년~2012년 추가 매매를 단행했고, 이를 통해 2.35%던 KB금융지주 지분율을 지금의 3.0%로 높였다. KB금융지주도 당시 취득한 포스코 지분 1%를 아직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가 이번에 금융지주 주식들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KB금융지주를 제외한 건 이 같은 상호 지분 관계를 염두에 뒀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포스코와 신한·하나금융지주의 상호 지분 관계는 2년 전에 이미 끝났다. 신한금융지주는 2014년 가지고 있던 포스코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하나금융지주도 비슷한 시기에 포스코 지분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부담 없이 주식을 팔 수 있었던 셈이다.
관련해서 전중선 포스코 경영전략실장(전무)은 지난달 26일 열린 실적 설명회에서 "현재 보유 중인 은행 주식들이 올해 들어 저점 대비 30% 가량 상승한 만큼 향후 주가 추이를 고려해 적극적으로 매각을 검토할 생각이나 KB금융지주는 상호 지분 관계가 유효한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선 포스코가 추가로 매도가능증권 처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유력한 주식은 현대중공업 지분 1.94%다. 현대중공업의 지난 22일 종가인 15만 4500원을 적용한 지분 가치는 약 2280억 원이다.
2007년 4월 시작된 양사의 상호 지분 관계는 지난해 소멸됐다. 현대미포조선은 2014년 11월 포스코 주식 87만 2000주를 모두 블록딜로 매각했다. 현대삼호중공업도 지난해 9월 포스코 주식 130만 8000주를 전량 처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호 지분 관계가 이미 끝났기 때문에 현대중공업 주식을 파는 과정에서의 제약은 없다"며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현재 주가가 포스코가 매입했을 당시보다 10만 원 가량 낮은 만큼 당장 처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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