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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지분 손실률 11.5%…동종업계 주가 하락률은? [국민연금 삼성 특혜 논란]평가손 2327억, 경쟁사 두자릿수 떨어져…ISS도 "합병무산시 22.6% 하락"

정호창 기자공개 2016-11-29 08:15:19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8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특혜 제공 의혹을 키우고 있는 것은 당초 기금운용본부의 예상과 달리 통합 삼성물산 출범 후 연금의 투자자산 손실이 커졌다는 시장 일각의 분석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의 불리한 합병비율을 용인하고 합병에 찬성한 결과 국민의 노후 자산인 기금 운용자산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여론을 악화 시키고 있다. 하지만 통합 삼성물산 출범 후 주가가 등락을 거듭해 현재 국민연금이 평가손실을 입고 있으나, 동종 업계 평균보다 주가 하락폭은 오히려 낮은 편이다.

◇합병 반대 주식매수청구가 대비 지분가치 11.5% 하락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17일 합병 주주총회가 열릴 당시 삼성물산 지분 11.21%, 제일모직 지분 4.84%를 각각 보유했다. 이는 주총에서 합병안이 가결되면서 그해 9월 초 통합 삼성물산 법인 주식 8.1%(1266만 321주)로 전환됐다.

당시 국민연금이 합병에 반대하고 두 회사를 상대로 보유 지분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면 삼성물산 1조 25억 원, 제일모직 1조 216억 원 등 총 2조 241억 원의 현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국민연금은 합병이 성사된 후 통합 삼성물산 주식 169만 5868주를 처분해 지분율이 지난해 말 기준 5.78%(1096만 4453주)로 낮아졌다. 시장 일각에선 이 같은 주식수 감소를 감안하지 않고 국민연금의 통합 삼성물산 지분가치 변화를 잘못 추산해 합병 직후 대비 5900억 원의 평가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을 제기해 시장의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민연금의 합병 직후 보유 지분을 기준으로 이번 논란이 불거진 지난 17일 삼성물산 종가(14만 1000원)로 환산한 시장 가치는 1조 7914억 원이다. 합병 반대시 회수 가능했던 금액과 비교하면 2327억 원의 평가 손실을 입고 있는 셈이다. 손실률은 11.5%로 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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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손실은 지분 매각을 통해 발생한 '확정 손실'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현재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를 감안한 '평가 손실'일 뿐이다. 합병 추진 당시 환금가치에 비해 국민연금이 통합 삼성물산 지분 매각을 통해 손해를 입지 않으려면 주당 매각가격이 16만 원 수준이 돼야 한다.

이는 역으로 통합 삼성물산 주가가 16만 원을 웃돌 경우 합병 당시에 비해 국민연금이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여러 논란에 휩싸이며 주가가 하락해 현재 평가 손실을 입고 있으나,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삼성물산 주가는 16만 원을 상회해 국민연금은 합병 당시에 비해 평가 이익을 거두고 있었다.

◇합병 무산시 예상 손실, 현재 평가액 상회 가능성 커

시장에선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의 불리한 합병 비율을 용인해 투자자산의 손실 규모가 커졌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논리적이지 않은 주장이다.

당시 합병 비율 0.35가 삼성물산 자산가치에 비해 불리하게 책정됐다고 하나 이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산출된 적법한 비율이다. 일각에선 이 비율을 상향 조정했다면 국민연금의 통합 삼성물산 주식 보유수가 증가해 지분가치가 늘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합병 법인의 주가와 시가총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기업가치의 합산 수치로 결정된다. 따라서 두 회사의 기업가치에 변화가 없는 한 산술적으로 합산 수치에는 변함이 없다. 이는 합병 비율 조정으로 주식수가 늘어나면 주가가 그만큼 하향 조정됨을 의미한다.

물론 주가가 기업가치를 항상 정확히 반영하는 것은 아니기에 주식수 변화에 따라 국민연금의 통합 삼성물산 지분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 가능하지만, 그런 논리라면 삼성물산 주가가 내재 기업가치보다 낮아 합병 비율이 불리하다는 애초의 주장 자체가 설득력을 잃는 모순이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현재 국민연금이 평가 손실을 입고 있기에 당시 기금운용본부가 통합 삼성물산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오판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적절치 않다. 이는 삼성물산과 동종 업계 주가 흐름을 비교하는 것으로 답을 찾을 수 있다.

지난해 7월 17일 두 회사의 합병 주총 직전부터 지난 17일까지 1년 4개월 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속한 코스피시장 건설업종과 유통업종의 평균 주가 하락률은 각각 27.14%, 22.1%에 달한다. 이는 통합 삼성물산 지분에 대한 국민연금 평가 손실률 11.5%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실제로 해당 기간 시공능력 순위 상위 10개 건설사 중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는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삼성물산에 이어 시공능력 순위 2위에 올라있는 현대건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체가 두 자릿수 이상의 주락 하락률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을 제외하고 증시에 상장된 10위권내 업체 7곳의 평균 주가 하락률은 19.3%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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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실패해 그대로 존속했다면 경쟁사들과 유사하게 두 자릿수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에 삼성물산 합병 반대를 권유했던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도 "합병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이 22.6%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보고서에 명시한 바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통합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이 거느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증시 상장 수혜 등을 입은 덕에 대규모 손실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보다 낮은 주가 하락률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10일 상장해 현재 10조 원 규모의 시가총액을 기록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는 제일모직으로 46.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합병 전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은 4.25%에 불과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합병 전 삼성물산의 주력사업인 건설업은 최근 1년여 간 부진을 면치 못했고, 현재 뚜렷한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 상태"라며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한 덕에 주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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