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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역제재 강화, 선제적 대응방안 마련해야"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윤여준 KIEP 미주팀 연구위원 "공화당 완충작용, 한미 FTA 재협상 희박"

이효범 기자/ 이명관 기자공개 2016-11-30 09:01: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9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극단적 보호무역'과 '자국 우선주의'로 요약되는 통상정책이 우리나라 수출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는 선거 과정에서도 줄곧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을 강조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대미 통상정책을 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우려가 괴담처럼 떠돌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신 무역제재 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선제적인 대비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션2
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미주팀 연구위원(사진)은 29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머니투데이 더벨 주최로 열린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미국 대선 이후 통상정책 환경변화 전망 및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에서 우려하고 있는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윤 연구위원은 "트럼프가 한미 FTA에 불만을 표출하긴 했지만 재협상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한-미 FTA의 큰 틀을 건드리지는 않겠지만 만약 이행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신속하게 조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직 인수위원인 에드윈 퓰너 전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의 발언을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 통상정책을 둘러싸고 트럼프와 공화당의 견해차가 있다는 점도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 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소득불평등 심화가 보호무역주의를 외친 트럼프의 당선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다만 자유무역을 지지하고 있는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의 극단성을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 전과 마찬가지로 '극단적 보호무역주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NFTA 재협상, TPP탈퇴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는 게 윤 위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통상정책은 미국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자유무역주의를 옹호하는 공화당이 트럼프의 통상정책에 완충작용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트럼프의 통상정책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무역제재를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교역촉진법의 일부인 BHC법안을 활용, 환율 조작을 이유로 무역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4월에 환율 감시대상국 지정되기도 했다.

윤 연구위원은 "반덤핑, 세이프가드, 상계관세 등 무역제재 조치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체계적인 수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선 수출품 가격이 미국 내 동일 제품 대비 낮은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미 FTA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인식을 환기시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전반에서 한미 FT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다"며 "한미 FTA 이후 미국이 서비스 교역에서 흑자를 늘린 점을 부각시키고,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한미 FTA가 무관하다는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미 FTA의 이행 문제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위원은 "한미 FTA 이행은 미국이 언제든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법률시장 개방. 의약품 가격 산정, 공정위 절차 등 현안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미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자동차, 철강 산업에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미주팀 부연구위원 발표 전문>

예상을 뒤엎고 도날드 트럼프가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여기에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했다. 결국 대통령도 공화당, 의회도 공화당이다 보니 공화당 중심으로 정부 정책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결과를 경제적 관점에서 평가를 해보면 전반적으로 미국 내 경제문제와 맞닿아 있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문제로 일자리 부족과 소득 불평등 문제가 트럼프의 승리로 귀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업 일자리가 감소하고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는 주요 원인은 기술발전 요인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희생양을 찾았고, 자유무역이 그 대상이 됐다. 이런 전략이 국민정서와 맞아 떨어졌고,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보호무역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다자간 무역협상보다 양자간 무역협상방식으로 전환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그에 따른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공화당이 자유무역을 지지해 왔기 때문에, 트럼프의 극단성을 줄여줄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트럼프 체제에서 줄곧 이름이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제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공화당도 중국에 대해선 트럼프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환율조작과 불공정 행위에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한미 FTA의 경우엔 탈퇴 보단 행정명령을 통한 무역제제 조치 시행 가능성이 커 보인다. 통상법에 기반해서 행정명령을 통한 직접적인 제제를 펼칠 수 있다. 과거 닉슨 대통령이 통상법을 발동한 전례가 있다. 닉슨 대통령이 금태환을 중지시키면서 모든 교역국에 관세대상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던 사례가 있다. 결과적으로 주요국들의 자국통화 절상을 이끌어 냈다. 트럼프의 성격상 충분히 통상법을 활용가능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전반적인 무역 제제조치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전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우선 기업과 정부는 수출품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수출품 가격이 미국 내 동일 제품 대비 낮은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방위적인 아웃리치 활동도 필요하다. 트럼프가 미국 정계에서 아웃사이더이다 보니 국내 기업과 정계 인사들은 트럼프 인맥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직접적인 소통창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으로 보인다.

가장 다루기 쉬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행문제에 대한 부분에서도 원만한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퓰너 현 대통령 인수위가 "한-미 FTA의 큰 틀을 건드리지는 않겠지만 만약 이행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신속하게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얘기한 바 있다. 어떤 분야에서 문제제기를 할지는 예상하기 힘들지만, 제조업 보호주의적인 미국 성향을 봤을 때 자동차나 철강 쪽이 될 가능성 커 보인다.

재정정책은 통상정책보다 직접적으로 국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의 금융정책은 금융시장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규제 완화로 특이성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 금융기관들이 위험거래를 선호하게 될 가능성이 있고, 투기성 자금이 신흥국으로 몰리게 되고, 변동성이 증가하고, 불확실성이 증가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금융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인프라 확대 등은 기회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당선인은 1조 달러를 인프라에, 4500억 달러를 군비에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연방정부 차원보다는 주정부 차원으로 진출하는 전략을 세우는 게 전략적으로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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