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A, M&A 성장전략 재시동 475억 투자, 에스엔유 지분 31% 취득…STS반도체 편입 1년만에 두번째 인수
정호창 기자공개 2016-12-13 08:23:49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9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SFA가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전략 재시동에 나섰다. 지난해 하반기 법정관리 중이던 STA반도체(옛 STS반도체)를 인수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 지 1년 만에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및 유기증착기 제조업체인 에스엔유프리시젼을 품에 안으며 몸집 불리기를 본격화했다.업계 전문가들은 SFA가 풍부한 유동성과 넉넉한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추가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향후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FA는 9일 475억 원을 투자해 에스엔유프리시젼(이하 에스엔유) 경영권 지분 31.02%를 취득한다. 에스엔유프리시젼 최대주주인 박희재 대표의 보유지분 13.77%를 131억 원에 인수하고, 유상증자(238억 원)와 전환사채(CB, 105억 원) 등에 343억 원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주식 이전과 증자대금 납입, CB 발행 등의 절차는 모두 이날 마무리된다.
◇에스엔유 인수, OLED 장비사업 경쟁력 강화 목적
SFA는 에스엔유 인수를 통해 LCD 검사장비와 OLED 증착장비 분야로 디스플레이 장비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게 돼 시장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에스엔유는 LCD 검사장비 시장의 절반 가량을 점유하고 있고, OLED 증착장비 분야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모두 보유한 업체로 꼽힌다.
관련 업계에선 이번 인수를 통해 SFA가 얻게 될 효과 중 특히 OLED 장비 경쟁력 강화에 주목하고 있다.
OLED 패널 제조과정에 필요한 핵심장비로 분류되는 유기증착기 시장은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도키(Tokki) 등 일본 업체들이 과점하고 있었다. 2013년 이후 에스엔유와 SFA 등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국산화가 이뤄지긴 했으나 여전히 일본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이다.
따라서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를 통해 두 회사의 증착장비 제조 기술력이 합쳐지면 향후 일본 업체들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스엔유는 이미 중국업체 등에 양산용 OLED 증착장비를 공급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RGB방식 OLED 증착 소프트웨어 분야에선 시장 지배자인 도키보다 경쟁 우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LED 장비 시장은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의 주도권이 LCD에서 OLED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제품 차별성을 높이려는 제조업체들이 플렉서블 OLED를 탑재한 모델을 크게 늘리고 있는 추세 덕분이다.
이로인해 중소형 OLED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이고 LG디스플레이와 일본 샤프, 중국 업체들까지 앞다퉈 OLED 생산설비 증설 경쟁에 나서고 있다.
◇유동성·수주잔고 넉넉, 추가 M&A 가능성 커
삼성디스플레이를 주거래처로 삼고 있는 SFA는 이 같은 시장 추세에 힘입어 올들어 잇따라 대규모 장비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현재 수주 잔고만 75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호조로 현금 유동성도 풍부하다. 9월 말 기준 3100억 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시장에선 이 같은 시황과 우량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SFA가 M&A를 통한 성장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SFA는 지난 2011년부터 인수·합병과 사업 다각화를 통한 성장방안 모색에 나섰다. 이에 따라 2011년 아이마켓코리아, 2014년 동양매직과 KT렌탈 등 굵직한 인수전에 참여해 M&A 시장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딜을 완주해 인수에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SFA 본업과 연관성이 낮은 이종분야 진출에 대한 리스크에 과감한 인수전략을 펼치지 못한 탓이다.
SFA의 M&A 마수걸이 성공은 지난해 9월에야 이뤄졌다. 보광그룹 계열사로 유동성 위기에 몰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STS반도체가 그 주인공이다. SFA의 본업과 유사한 전자업종을 영위하고 있는 데다 주거래처 역시 삼성그룹으로 비슷해 리스크는 적은 반면 시너지 효과 창출은 용이하다는 점이 과거와는 다른 결과를 만들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SFA가 STS반도체 인수에 성공했지만 경영 정상화까지는 최소 1~2년 가량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SFA는 이 같은 예상을 깨고 1년여 만에 STS반도체를 흑자 전환시켜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게 만들었다.
시장에선 이런 경험을 통해 얻은 자신감이 이번 에스엔유 인수의 배경 중 하나가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에스엔유는 SFA와의 시너지 효과 창출이 기대되긴 하나, 재무적으로 보면 올 3분기까지 수익을 내지 못하고 1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중인 적자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SFA가 디스플레이 장비시장의 호황으로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과거와 달리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2~3년간은 장비 시장의 호조가 이어질 전망이라, SFA가 종합장비업체로 성장하기 위해 향후 유관업종에 대한 추가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시장 관계자들이 주목 중"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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