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신금투, 퇴직연금과 IB 접목후 존재감 상승 증권업권 점유율 0.5%p 늘어…중소형 사업자 경쟁 가세
최은진 기자공개 2016-12-19 08:46:58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3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 사업자의 점유율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않던 사업자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 사업자들은 올들어 퇴직연금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로 기업금융(IB) 출신 인사를 영입하거나 IB본부 내로 퇴직연금 부서를 이전하는 등의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결과적으로 IB와의 시너지가 창출되면서 퇴직연금 실적도 향상됐다는 평가다.◇ 증권업권 실적 올해 3조 원 추정… 점유율은 18%로 확대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증권업권 퇴직연금 사업자 13곳의 총 적립금은 23조 28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1조 2771억 원의 실적을 쌓았다. 퇴직연금 가입 기업들이 결산을 앞둔 연말에 퇴직연금 자금을 대거 충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증권업권의 퇴직연금 실적은 3조 원 가량 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권 사업자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2년 다소 주춤하긴 했으나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퇴직연금 제도 도입 초창기인 2007년만 해도 9.5%에 불과했던 점유율은 2010년 16.2%, 2015년 17.5%로 확대됐고 10월 말 현재 18%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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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연말 은행업권을 중심으로 적립금이 대거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올해 최종 실적은 나와봐야 알겠지만, 증권업권 점유율 확대는 올해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퇴직연금 중심 축이 DB에서 DC로 옮겨가면서 자산관리 노하우와 상품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들을 선택하는 근로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산관리 노하우가 쌓인 증권사들이 DC가 주도하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다"며 "퇴직연금 계약을 맺는 기업이나 근로자들이 증권사들의 상품 경쟁력에 표를 던지는 경우가 많아 올해도 점유율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 신금투·한투, IB 출신 수장이 이끈 후 실적 늘어
연초 이후 10개월 간 1000억 원 이상의 실적을 쌓아올린 증권사는 HMC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이 전부다. 중소형사업자들이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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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퇴직연금 시장 내 증권업권 사업자 구도는 양강체제가 확고했다. HMC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두 사업자만이 퇴직연금 사업에 박차를 가하며 적립금을 대거 쌓아올렸다. HMC투자증권은 계열사 퇴직연금을 무기로, 미래에셋증권은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자산관리 노하우, 상품경쟁력, 대규모 인력 등을 동원해 꾸준히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는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도 퇴직연금 영업 경쟁에 가세하며 적립금 확대에 나섰다. 올해들어 10개월간 신한금융투자는 약 2000억 원을, 한국투자증권은 1800억 원을 쌓았다.
물론 같은기간 HMC투자증권이 3000억 원, 미래에셋증권이 2800억 원의 실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실적이지만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시장 내 영향력을 감안하면 약진했다는 평가다. 전체 44개 사업자 중 신한금융투자는 21위, 점유율은 1%, 한국투자증권은 15위, 1.7%에 불과하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은 올해들어 퇴직연금 사업에 IB 역량을 접목시켰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퇴직연금 수장을 IB본부 출신 법인영업통인 최성권 본부장을 선임했다. 최 본부장은 지난 2009년부터 약 7년여 간 IB사업에 몸담으며 탄탄한 기업 네트워크와 적극적인 마케팅 감각을 익혔다.
신금투는 최 본부장의 이러한 법인영업 노하우를 퇴직연금 부문에 심겠다고 판단했고 결과적으로 이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신금투는 지난해 1년 내내 영업해 쌓았던 실적을 올해 단 10개월 만에 달성했다. 0.9%에 그쳤던 시장점유율도 1%로 끌어올렸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올해 초 퇴직연금본부를 IB그룹 하에 두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퇴직연금을 이끄는 수장 역시 IB를 이끄는 김성환 그룹장이 맡게 됐다. 김 그룹장은 한국투자증권의 IB사업을 한단계 더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로, 퇴직연금 사업에도 IB 마케팅 역량 등을 심었다. 특히 부동산 부문에서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를 퇴직연금 부문에도 적용하는 차원에서 해외부동산 인수 관련 상품을 퇴직연금 가입자에게도 제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실적은 지난해(4500억 원)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초 이후 10개월간 쌓아올린 실적은 1800억 원이지만 연말 한해 실적의 60% 이상이 들어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은 약 6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의 전체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은 1.7%로 그대로지만 증권업권 내 점유율은 9.5%에서 9.7%로 올랐다. 연말 유입되는 자금까지 포함하면 소폭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증권사 퇴직연금 부서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사업이 IB본부로 재편되면서 활기를 띄고 있는 분위기다"며 "그동안 HMC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양강체제였다면 중소형 사업자들이 조금씩 영역을 넓히며 존재감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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