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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금리동결 '압도적', 내년 인상압박 커질듯 [thebell survey] 전문가 10명 중 9명 "한은, 경기부진으로 실제 금리인상은 못할듯"

김슬기 기자공개 2016-12-14 10:27:07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3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 전문가 대다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오는 15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확실시되기 때문. 금통위 회의가 열리는 15일 새벽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회의 종료되며 정책금리 수준이 발표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도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헌법재판소의 판결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이 열릴 수 있어 통화정책이 쉽사리 바뀌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미국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가팔라 질 수 있어 한은은 내년 말로 갈수록 오히려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계부채 증가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한은, 지켜보자"…"정치 상황 수습 안 돼 정책 펴기 어려워"

머니투데이 더벨이 13일 국내외 경제 및 채권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한은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확실시 됨에 따라 기준금리를 조정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미국은 오는 13~14일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정책금리 방향을 결정한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이 정책금리를 올리게 되면 0.50~0.75%가 돼 국내 기준금리와의 격차는 0.50~0.75%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게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은이 미 금리인상 이후 시장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해 현 기준금리(1.2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단 국내적인 요인으로만 보면 경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돼 경기부양의 필요성이 높아보이지만 한·미간 내외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외국인 자금이탈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가계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금리인하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써는 한은이 정책을 펼 여력이 없는 상태로 보여진다고 평했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국내 경기에 대해 하방위험이 높다고 하나 미 금리인상에 따른 대외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 최근에 가계부채나 물가상승 등 통화정책 제약요인이 있고, 지난주에 탄핵소추안 가결로 인한 정치적 혼란도 수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국내 여건을 고려했을 때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오지만 최소한 가계부채의 증가속도가 꺾이고 정책 공조차원에서 정부 재정정책도 뒷받침될 수 있을 때 가능하다"며 "금통위원들의 소수의견도 나오기 힘든 상황"이라고 답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경기가 안 좋지만 정치적인 상황이 혼란스러워서 섣부르게 정책을 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은이 무리해서 금리를 낮출 유인이 없다"고 설명했다.

◇"내년 미 금리인상 속도 따라 한은 금리인상 압박 커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 직후부터 경기부양을 위한 대규모 재정지출을 강조하면서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리지게 되면 한국과 미국의 내외금리차가 좁혀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대다수의 시장전문가들이 내년 연말로 갈수록 금리인상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가 좋지 않아 실제로 기준금리를 올리기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04년 미국과 한국이 엇갈린 통화정책을 가져갔다. 하지만 그 때는 외국인 자금이 국내에 많이 유입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내수만 고려해서 정책을 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외국인 자금흐름까지 고려해서 정책을 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미국은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재정정책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며 "한국 역시 금리를 낮추기 보다는 단기 유동성을 넉넉하게 공급해 시중 유동성을 풍부하게 가져가는게 보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금리인상 횟수를 3번 이상으로 가져갈 경우 내년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역전이 가능하다"면서도 "하반기 기준금리 상승압력이 있어도 2%대 성장을 하면서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고 3%대의 성장이 가능할 때 천천히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했다.

내년에 한 차례 기준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하반기 긴축 스탠스로 방향이 전환될 여지가 있다"며 "전반적 환경이 얼마나 빨리 안정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 중 1명은 내년에도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올해 4분기 GDP(국내총생산)가 내년 초에 발표가 되면 경기가 안 좋다는 인식이 공유될 것"이라며 "정책 당국의 대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상반기 중에 한 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수준이 낮아지면서 외국인 자본유출 부담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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