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기약없는 임원 '수명' [은행권 인사태풍]⑨SC그룹 인력감축 강행, 아제이칸왈 동북아 대표 사임 여파
김선규 기자공개 2016-12-22 11:43:52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0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SC제일은행은 주요 임원을 대거 교체했다. 조직슬림화 작업과 인력 구조조정 영향으로 3명의 부행장급 인사들이 일괄 사임했다. 새로 바뀐 경영진이 언제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영국 본사에서 아시아 지역의 인력 감축을 지속적으로 강행하고 있으며, SC그룹 동북아지역(ASEAN and South Asia)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면서 새로운 경영진 구성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임원 중 40대 2명 포진…부행장·부행장보 그룹 본사 출신
SC제일은행의 경영진은 박종복 행장과 8명의 임원으로 이뤄져 있다. SC제일은행 첫 한국인 CEO인 박 행장은 1955년 생으로 다른 행장에 비해 다소 나이가 많은 편이다. 반면 부행장과 부행장보 등 8명의 임원 구성진은 상당히 젊은 축에 속한다. 1960년대생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40대 초반에 불과한 임원들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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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은 박 행장 이전 체제에서 이미 1960년대생 은행장을 경험한 바 있다. 2014년 말까지 CEO을 맡아온 리처드힐 행장은 1965년생이었다. 아제이칸왈 SC금융지주 회장도 1966년 생으로 국내 금융지주 회장 중 나이가 가장 어렸다.
SC제일은행에서 1960년대생 은행장을 다시 보기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15년 1월 선임된 박 행장의 임기가 1년 이상 남았기 때문이다. 또한 연임 여부에 따라 '60대생 CEO'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SC제일은행은 외국계 기업이라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임원들의 연령이 매우 낮다. 지난해 11월 리스크관리본부장으로 선임된 대런김 부행장보는 1974년 생이다. 박 행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리테일금융총괄본부장 자리를 꿰찬 윤패트릭 부행장보도 1973년 생이다.
SC제일은행 부행장과 부행장보의 특징은 모두 본사 출신(International Staff)이라는 점이다. 해외 대학 및 MBA출신으로 SC그룹 싱가포르와 홍콩 법인 등에서 파트너급 이상의 직책을 맡았다. 임원 중 한국 대학을 나와 제일은행에서 이력을 쌓은 인물은 박 행장과 최재만 준법감시인 뿐이다.
이는 SC제일은행이 외국계 기업이고, 주요 임원 인사가 그룹 본사 및 지역본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씨티은행처럼 매트릭스 조직 체계를 운영하고 있어 모든 인사와 업무를 최고경영자(CEO)인 박 행장이 통제하기 어려운 구조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한국 임직원들은 전무까지 승진하는 케이스가 많다"며 "다만 부행장보 이상 임원 인사는 본사와 지역본부의 입김이 반영되기 때문에 외부 출신이나 인터내셔널 스태프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SC그룹 글로벌 임원 감축·아제이칸왈 사임...임원 교체 가능성 대두
SC제일은행의 부행장 및 부행장보들은 임기 만료가 정해지지 않았다. 은행법에 따른 지배구조내부규범상 은행장을 비롯한 이사회 멤버에 대한 임기 기간만 정해져 있을 뿐이다. 이는 부행장 및 부행장보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은 채 SC그룹 정책과 영업실적에 따라 언제든 사임될 수 있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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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해 10월 말 주요 임원 3명이 동시에 사임했다. 이재일 전 부행장의 경우 리스크관리본부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들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SC그룹이 진행 중인 인력 구조조정과 실적부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C제일은행은 2011년 이후 세 차례 걸쳐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해에도 희망퇴직을 통해 1000여 명에 가까운 임직원을 내보냈다. 더욱이 2857억 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하는 등 영업실적까지 악화되면서 임원들도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은행 내부에서는 내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SC그룹에서는 비용절감을 위해 3년간 1만 5000여 명의 직원을 감원한다는 방침이다. 동북아본부가 위치해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10~15명의 임원들이 회사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게 은행 관계자의 전언이다.
여기에 아제이칸왈 SC그룹 동북아 대표 사임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제이칸왈은 11월 말 개인적인 투자 이력을 공개하라는 그룹의 요구를 응하지 않고 사표를 제출했다. 아제이칸왈 후임으로 안나마르스 SC그룹 전략본부 책임자가 새로운 대표로 선임됐다. 지역 책임자가 새로이 선임됨에 따라 일부 임원에 대한 교체가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은행 관계자는 "아제이칸왈 전 대표는 SC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하는 등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현재 임원 대부분이 아제이칸왈 전 대표의 입김이 반영된 인사였다"며 "새로운 동북아대표 등장과 지속적인 인력감축 이슈 등으로 임원들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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