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CEI에 놀라고 규제에 울고 [Adieu 2016 / ELS 시장 리뷰] H지수 급락에 발행 급감·구분관리 도입
서정은 기자공개 2016-12-30 10:08:41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1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은 전방위적인 압박에 고군분투한 한 해였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최저점으로 추락하고, 금융당국의 규제 우려까지 겹치며 ELS의 입지도 좁아졌다.내년 ELS 시장은 올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HSCEI 지수가 회복됐고, 당국의 규제 수위가 예상보다 낮아져 더 이상 위축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ELS에 대한 구분관리 도입 등 규제로 인해 성장 가능성도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 ELS 시장, HSCEI 급락·당국의 규제에 '먹구름'
the WM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ELS 발행잔액은 68억 62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발행액인 76조 9499억 원에 비하면 8조 3200억 원 가량이 줄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금융위기, 당국의 규제 우려 등이 겹치면서 전체 발행규모는 줄었다"며 "일부 증권사들은 ELS 운용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는 등 시장은 위축된 흐름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상반기 ELS 시장의 이슈는 단연 HSCEI 지수였다. 기초자산으로 대거 활용됐던 HSCEI 지수는 올해 2월 최저치인 7400선까지 주저앉았고, 시장 관계자들은 마음을 졸일 수 밖에 없었다.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은 물론,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도 뚝 끊겼다.
올 들어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발행 규모는 3조 3650억 원이었다. 지난해 31조 5000억 원이 발행됐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쪼그라든 셈이다. 상환금액은 총 5조 5000억 원, 상환수익률은 4.53%였다. 지난해에 비해 상환수익률은 1.32%포인트 올라갔으나 상환금액은 5분의 1 토막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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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은 컸지만 HSCEI 지수의 급락은 ELS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줬다. 기초자산이 HSCEI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5년 12월 이후 누적발행규모가 많았던 기초자산을 살펴보면 코스피200, 유로스톡스50(SX5E), 스탠다드앤푸어스500(S&P 500), 삼성전자, HSCEI 순이었다"며 "과거에는 HSCEI지수로 모든 자산이 쏠려서 쇼크가 생겼는데, 지금은 기초자산이 두루두루 활용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규제는 하반기 ELS 시장을 휩쓴 가장 큰 이슈였다. 금융당국은 ELS 발행사들의 건전성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자기신탁 도입을 검토해왔다. 여러 계정에 흩어진 ELS 발행대금을 자기신탁이라는 계정에 모아 투명하게 관리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금융사들의 극렬한 반발에 금융당국은 수위를 낮추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내년부터 파생결합증권 조달자금을 고유계정과 구분해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해야한다. 고령자나 저위험 성향 투자자에 ELS 등을 판매할 때에는 숙려기간도 부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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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LS 시장, 올해와 비슷할 것…대체 상품 약진 기대
내년 ELS 시장은 올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선 최대 우려 사항이었던 ELS 규제안이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낮아진 규제 수위에 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김용범 키움증권 세일즈&트레이딩팀 부장은 "업계에서 그동안 자기신탁 도입, 총량규제 등이 나올 것을 가장 우려했는데 그런 부분이 해소돼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며 "낙관적이지도, 절망적이지도 않기 때문에 올해와 발행 규모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규제안이 나왔기 때문에 ELS 시장의 증가속도는 둔화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ELS 시장을 대체할만한 상품이 딱히 없어 증권사들의 수익성에 큰 타격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LS 시장이 제자리를 걷는 대신 다른 상품들이 성장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금융당국은 ELS를 대체할 상품으로 손실제한형 상장지수증권(ETN)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 ELS 대신 파생결합증권(DLS)이 상대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중호 연구원은 "ELS 시장에서 규제가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시기는 2017년이 될 것"이라며 "ELS 발행 규모가 지난해 수준을 넘기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DLS 등 다른 상품들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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