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벤처출자, 주요 LP 12곳서 1.7조 약정 [thebell League Table]한국벤처투자, 최대 출자···LP, 에이티넘·KTB네트워크 '선호'
김동희 기자공개 2017-01-05 06:30:00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3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에도 벤처펀드 결성에 사용할 재원은 넉넉하게 공급됐다. 매년 출자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국벤처투자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성장금융), KDB산업은행, 농업정책금융보험원(농식품모태펀드) 등은 2015년과 비슷한 규모의 자금을 벤처펀드에 지원했다. 국민연금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도 2년 연속 출자사업에 나서며 힘을 보탰다. 그 동안 관심이 없었던 경찰공제회, 고용보험기금, 산재보험기금 등도 가세하면서 벤처 투자재원은 어느 때 보다 풍족했다.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각종 정책자금을 집행하며 가장 많은 금액을 출자 약정했다. 반면 처음으로 출자사업을 진행한 경찰공제회는 가장 적은 금액을 지원했다. 위탁운용사 가운데는 에이티넘인베스먼트와 KTB네트워크가 주요 유한책임투자자(LP)들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다.
◇LP 12곳, 79개 VC에 1조 7178억 출자…한국벤처투자 5872억 지원
머니투데이 더벨이 국내 주요 LP 12곳의 2016년 벤처펀드 출자사업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총 79개 벤처캐피탈에 1조 7178억 원의 출자가 약정됐다. 조사는 정기 및 수시출자 사업을 외부에 공고한 LP로 한정했다.
한국벤처투자, 성장금융, 산업은행, 국민연금, 통신사업자연합회, 농업정책금융보험원, 공무원연금, 고용보험기금, 산재보험기금, 경찰공제회, 군인공제회, 사학연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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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투자는 가장 많은 5872억 원을 출자 약정했다. 사상최대 규모의 출자를 진행한 지난 2015년(6586억 원) 보다 714억 원 줄어든 규모다. 선정한 위탁 운용사 수도 62개(2015년)에서 56개(2016년)로 감소했다. 벤처캐피탈 한 곳당 평균 출자금액은 105억 원이다.
당초 한국벤처투자의 지원 규모는 크게 감소할 전망이었지만 조선업구조조정을 위한 정부의 추경예산 편성 등이 이뤄지면서 예상보다 출자 규모가 늘었다. 모태펀드는 다양한 정책자금을 토대로 벤처캐피탈업계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식재산권(IP) 전문 투자회사인 아이디어브릿지파트너스(유)는 단일 운용사로는 가장 많은 340억 원을 한국벤처투자로부터 출자 받았다. 특허관리전문회사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450억 원 규모의 'IBP IP 밸류투자조합'을 결성하기 위해서다. 케이엔투자파트너스는 1차와 2차 정시출자사업, 11월 수시출자사업 등 3차례나 위탁 운용사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산업은행은 10개 벤처캐피탈에 총 2500억 원을 출자 약정했다.처음으로 리그제도를 도입, 대형사부터 신설사까지 고르게 자금이 지원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산업은행은 대형사 2곳에 400억 원, 중형사 3곳에 300억 원씩을 출자 약정했다. 소형사 3곳에는 200억 원씩, 루키 2곳에는 100억 원씩을 지원했다.
한국성장금융은 15개 벤처캐피탈에 2390억 원을 출자키로 했다. 증권사와 전업계 사모투자회사(PEF) 등을 포함하면 출자 규모는 3500억 원에 육박한다. 기술가치평가펀드와 초기기업 팔로우온(Follow-on)펀드, K크라우드펀드, LP지분세컨더리펀드 등에 지원했다. 동일한 운용사에 중복해서 지원하지는 않았다.
가장 많은 출자금을 받은 운용사는 SBI인베스트먼트로 성장전략M&A펀드 중소벤처분야에 지원해 400억 원을 출자받았다. 네오플럭스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LP지분세컨더리펀드 운용사로 선정돼 300억 원을 지원받았다
농업정책금융보험원은 정시와 수시출자사업을 통해 11개 벤처캐피탈에 1040억 원을 출자했다. 지난 2017년 보다 270억 원이 늘어난 규모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160억 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지원받았고, 이어 CKD창업투자와 UQI파트너스가 120억 원을 약정받았다.
국민연금과 통신사업자연합회는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벤처펀드 출자사업에 나섰다. 국민연금 2015년보다 500억 원 가량 늘어난 2000억 원을, KIF는 15억 감소한 985억 원을 약정했다.
◇ 연기금, 대거 벤처펀드 LP 참여···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KTB네트워크 선호
2016년에는 벤처펀드 출자사업을 좀처럼 진행하지 않던 연기금이 대거 등장했다. 경찰공제회는 처음으로 출자사업에 나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메디치인베스트먼트를 운용사로 낙점했다. 출자금액은 각각 100억 원이다.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도 출자사업을 진행해 400억 원과 700억 원을 지원했다. 고용보험기금은 4곳의 운용사를, 산재보험기금은 7곳을 선정해 각각 100억 원씩 출자했다. 공무원연금과 군인공제회는 각각 300억 원씩을, 사학연금은 500억 원을 지원키로 약속했다.
대부분 신생 벤처캐피탈보다는 투자능력을 검증받은 대형사 위주로 위탁운용사 선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실제로 연기금이 선택한 16곳의 벤처캐피탈 가운데 운용자산 규모가 1000억 원 미만인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업력 5년 미만도 2곳에 불과했다.
국내 12개 주요 LP들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KTB네트워크를 위탁운용사로 선호했다. 각각 5곳의 LP에서 출자금을 약정받았다. 다만 선호하는 LP의 주체는 달랐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연기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6곳 가운데 4곳에서 출자약정했다.
반면 KTB네트워크는 국민연금과 한국성장금융, 사학연금, 산재보험기금 등 다양한 LP로부터 고르게 인정받았다.
2015년 벤처펀드 결성을 감안해 서로 다른 펀드레이징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5년 국민연금에서 출자를 받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펀드결성을 마무리하기 위해 연기금의 매칭자금을 받는 데 주력했다. 상대적으로 KTB네트워크는 대규모 신규펀드 결성을 위해 메인 앵커 LP의 출자금 유치에 힘을 쏟았다.
SBI인베스트먼트는 LP로부터 가장 많은 자금을 지원 받았다. 한국벤처투자와 산업은행, 성장금융, 고용보험기금에서 총 1010억 원을 출자 약정받았다. 전체 출자금의 5.7%에 해당하는 규모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2016년 앵커 LP의 출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았다"며 "다양한 연기금이 매칭자금을 지원하면서 전체적으로 벤처캐피탈의 펀드레이징은 나쁘지 않은 한해를 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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