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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강한기업]연우, 화장품 용기 첫 국산화…'샤넬·로레알'도 홀렸다①불모지에서 7000만달러 수출 신화…가족회사서 강소기업 '반열'

김시목 기자공개 2017-01-23 10:28:40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9일 10: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루 해가 저문 늦은 밤. 본관동과 생산동, 수입검사동 등이 자리한 인천 서구 가좌로 84번길 일대 도로와 길가는 통근 버스와 콜 택시, 그리고 수많은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화장품 용기제조 불모지였던 국내 시장에서 7000만 달러 수출 금자탑을 쌓은 연우의 퇴근길 풍경이다.

윤태현 연우 재무팀장은 "2000년 이후 국내외 주문량이 우리 공장 캐파(생산가능 물량)를 밑돈 적이 거의 없었다"며 "역사가 30년 가량 됐지만 초기 안정적 성장에 이어 해외 판로를 뚫으면서 2010년 이후는 하루 지나면 회사가 커가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10명 가족기업, 국내 제일의 화장품 용기제조사로

연우의 모태는 1983년 설립된 연우산업이다. 당시 국내 화장품 용기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때였다. 연우 역시 초기 외장금속도금 사업을 영위하다 1990년 화장품용 디스펜스(Dispense) 펌프 개발에 성공하며 화장품 용기 사업을 본격화했다. 당시 국내 첫 화장품 용기 제품이었다.

현재 법인명으로의 변경은 설립 11년 만에 이뤄졌다. 연우는 폭발적이진 않았지만 내수 기반으로 안정적 매출과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이후 2000년 들어 현재의 인천 서구 가좌동 본사로 이전하면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해외수출량이 조금씩 늘어나며 가능성을 보였다.

해외 수출 물량은 비약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이듬해 300만 달러, 5년 만인 2005년 1000만 달러, 1년 뒤엔 두 배 증가한 2000만 달러의 수출고를 기록했다. 연우란 기업이 탄생하기 전 국내 화장품 용기제조의 불모지였던 점을 감안하면 당시 시장에선 센세이션이라 할 정도의 반향을 불렀다.

윤 팀장은 "해외 명품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면서 얻는 것은 레퓨테이션(평판) 제고 효과 뿐이 아니었다"며 "그들의 높은 눈높이와 니즈를 충족하는 과정에서 쌓은 월등한 수준의 기술과 디자인 경쟁력이 결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축적물이 현재 연우의 글로벌 역량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연우는 2010년 이후 기존 펌프용기 제조에서 튜브용기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생산3, 4동을 구축했지만 쏟아지는 주문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마저도 부족해 부지 두 곳을 더 사들여 공장을 추가로 지었다. 대기업들이 하나둘 자산을 팔고 매각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그림이었다.

실제 연우의 팽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본사 확장이다. 입주 당시 1동의 건물만을 본사로 사용했다. 사옥이라고 불리기 민망한 작은 규모의 건물이었다. 당시 주변엔 대기업 산하 연구실과 공장들로 둘러쌓여 있었다. 지금은 주변 6동의 모든 건물이 연우의 생산동으로 탈바꿈했다.

연우

◇2010년 이후 성장세 가속…새로운 도약 'IPO·중국'

연우의 2010년 이전이 예열 단계였다면 이후는 온전히 불이 붙는 시기였다. 2008년 739억 원 수준이던 매출은 2015년 1991억 원으로 치솟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폭발적 성장세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영업이익률은 제조업이라곤 믿기 힘든 10%대 고지를 대부분 넘었다.

해외 판로를 뚫은 지 15년 만인 2014년 7000만 달러 수출고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LG생활건강, 아모레 등 국내 굴지의 화장품 브랜드 제조사는 물론 샤넬, 로레알 등 해외 명품 브랜드까지 안정적 고객사로 확보했다. 연우의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은 40%를 꾸준히 넘었다

2015년 신규 자금을 조달키로 한 연우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상장 주관사를 맡았던 증권사 관계자는 "이런 가공할 성장세를 보인 기업을 상장시키지 못하면 난 이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소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그만큼 연우의 성장 스토리는 매력적이었다.

연우는 올해 설립 이래 상장에 이은 또 한번의 선택을 감행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중국 상하이에 생산 및 영업지사를 내고 중국 및 동남아 시장 진출에 포문을 열었다. 중국 정부가 국내 화장품 업종 등 관련 업종에 대한 규제나 법령이 갈수록 심해지지만 큰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이었다.

연우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성공적으로 안착한 지역의 화장품 및 용기 시장은 이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는 곳"이라며 "이에 반해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은 아직 기초화장에 대한 저변이 넓지 않아 무한한 양적 팽창을 기대할 수 있는 곳으로 여전히 '기회의 땅'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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