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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배터리 결함 "내탓"…보상 보단 '관계' "안전성 검증 못한 책임 통감"…업계1위 평판·차기모델 부품공급 고려한 듯

이경주 기자공개 2017-01-23 15:37:24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3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을 내외부 조사를 통해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최종결론 지었지만, 배터리 제조사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실히 했다.

부품사 과실인 것은 분명하지만 검증을 철저히 하지 않고 채용한 것은 결국 세트업체인 삼성전자 책임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1위 기업에 걸맞은 책임감을 보여줬다는 평판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대안 배터리 공급업체가 없기 때문에 현 배터리 공급사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어 내린 조치라는 평가도 있다.

고동진(사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3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진행된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스스로가 최종 책임져야 하는 세트메이커로서 어떤 부품이 들어오든 간에 안전성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포괄적인 책임은 저희에게 있고 통감한다"며 "노트7 단종에 따른 손실로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이미 그들은(배터리 제조사) 우리의 협력사고 다른 모델에서도 일을 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트7 프레스 컨퍼런스_무선사업부장 고동진 사장_02

고 사장은 이어 "자체분석과 제3의 기관 분석, 또 해외 석학 분들한테도 컨설팅을 받은 조사결과를 배터리 공급사와 공유했고 그분들도 인정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이 제조, 공정, 유통 상의 문제가 아닌 ‘배터리 자체 결함'이라고 최종 결론짓고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을 발표한 10월 11일 이후 자체 조사에 착수해 제조에서부터 유통까지 모든 공정을 일일이 전수 조사했다. 발화원인에 대한 여러 가설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면 조사를 실시했다. △고속충전기능 △ 방수기능 △최초 탑재된 홍채기능과 C타입 USB △ 신규 소프트웨어 등의 영향 유무다.

고 사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제품 뿐 아니라 제조, 물류, 보관 등 전 공정에서 원점에서부터 총체적이고 깊이 있는 조사를 실시했다"며 "이런 모든 테스트에서 특이점이나 소손과의 영향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발화원인은 ‘배터리'에만 있었다. 배터리 조사에는 700여명의 연구원과 엔지니어가 투입됐으며 4개월 간 20여만 개의 완제품과 3만여개의 배터리에 대한 테스트가 진행됐다. 그 결과 A사 배터리와 B사 배터리에서 각기 다른 원인으로 소손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업계는 A사를 삼성SDI, B사는 중국 ATL로 관측하고 있다.

조사의 객관성을 위해 독립적으로 조사용역을 수행한 제 3의 전문기관 유엘(UL), 익스포넌트(Exponent), 튜브(Tuv)라인란드 등도 같은 의견을 개진했다. UL은 A사 배터리에 대해 △배터리 위쪽 코너의 눌림 현상 △ 얇은 분리막이 배터리 내부 단락을 발생시켜 소손을 유발했고, B사 배터리는 △비정상 융창돌기 △절연테이프 미부착 △얇은 분리막 조합을 원인으로 꼽았다.

익스포넌트 역시 A사 배터리 소손의 원인을 ‘음극탭 부위 젤리롤 코너의 눌림현상'으로 지목했고, B사 배터리는 △융착돌기 △절연 테이프와 분리막 파손을 문제로 꼽았다. 제조와 물류 등 운영상의 안전성을 체크한 튜브라인란드는 "심사한 폰 제조 공정과 배터리 물류 시스템에서 배터리의 안전성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삼성전자와 외부 조사기관의 상세발표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문점이 제기됐다. 문제가 배터리에 있는 것은 확실한데, 그 원인을 제공한 것은 삼성전자의 설계가 아니였냐는 것이다. 결과 발표 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이 같은 질문이 이어졌다.

이는 노트7 단종사태 이후 줄곧 지적돼 왔던 의문점이기도 했다. 갤럭시노트7은 고속충전과 홍채인식, C타입 USB 등 새로운 기능 추가로 배터리가 차지하던 공간이 전작대비 상대적으로 비좁아 졌음에도 배터리 용량은 크게 늘어나 배터리에 무리를 줬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대해 고 사장은 설계 이슈에 대해서도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방수방진 기능 강화, 배터리 보호회로의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문제 여부 등 공정이 배터리에 스트레스를 준 것 아니냐는 의견을 언론을 통해 많이 받았다"며 "배터리를 세트와 분리한 상황, 압착한 상황, 소프트웨어를 바꾼 상황 등 다양한 환경에서 실험을 해봤지만 모든 조건에서 비슷한 결과가 나왔고, 그렇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분리막이 얇아지도록 주문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부품사의 전문영역'이었기 때문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거리를 뒀다. 고 사장은 "사실 우리는 분리막을 어떻게 하고, 몇 밀리미터(mm)로 해야 하는지 등 그 당시(발주 시기)에 그 정도 지식이 없었다"며 "3~4개월동안 조사하고 외부기관에 자문을 구하는 과정에서 이제 분리막은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한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를 기반으로 차기작 갤럭시S8에 적용한 기술도 검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갤럭시S8은 완전히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고 사장은 "설계라던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 혹시라도 우리가 놓친 게 없는지, 리튬이온 배터리 문제 등에 대해 내외부 조사기관과 세계적인 석학들한테도 평가를 받아봤고, 차기모델에 반영하고자 한다는 내용까지도 검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갤럭시S8 출시는 평년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를 세계 최대 모바일쇼 MWC(모바일 월드 콩그래스)에 맞춰 매년 2월 초에 출시했다. 고 사장은 "최종 조율 단계지만 MWC 공개는 아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고객들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다시 신뢰해 주기를 진심을 담아 호소했다. 고 사장은 "노트7 단종 이후 저와 무선사업부 모든 임직원들이 4개월 동안 비장한 각오로 주말 없이 밤을 새워가며 일해왔다"며 "이번일로 배운 교훈은 삼성전자의 문화와 프로세스에 깊이 새겨졌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여러분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다시 한번 뛰는 삼성전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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