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24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강제화의 리갈(REGAL) 상표권 분쟁에 불을 지핀 건 '부정경쟁방지법'이다. 법 개정으로 개별 상표와 디자인에 대한 강력한 보호 수단이 마련되면서, 소송의 단초를 제공했다. 법이 저작권 보호 취지로 타인의 성과물에 대한 무단사용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면서, 금강제화는 방어 논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부정경쟁방지법은 ‘부정경쟁'과 ‘영업비밀 침해'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다. 국내에 널리 알려진 타인의 상표·상호 등을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타인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를 막고, 건전한 거래질서 유지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 동안 수차례 법 개정을 거쳤으며 국내 무수한 상표권 도용 등 영업권침해 분쟁의 근거 법이 돼 왔다.

부정경쟁방지법은 2013년까지 부정경쟁행위로 9개 유형을 한정했다. 이후 새롭고 다양한 유형의 부정경쟁행위에 적절하게 대응한다는 취지로 1개 유형(제2조 1호 <차>목)이 추가됐다.

<자료: 일본 리갈코포레이션>

신설 조항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금강제화에 소송을 제기한 일본 리갈코포레이션이 주목하고 있는 대목이다.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법 적용의 포섭 범위가 확대하면서, 리갈(REGAL) 상표권을 무단도용했다는 주장이 법리적 타당성을 갖는다고 보고 있다.

상표권의 원 소유주인 미국 브라운그룹으로부터 한국과 일본 등에서 독점적 판매권과 상표권을 양도받은 라이선스 계약을 근거로, 관련 상표권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원이 이 같은 주장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일본 리갈 측은 향후 법적 분쟁이 본격화될 경우 리갈 상표권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물'이라는 점과 ‘금강의 무단 사용' 입증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판례는 법 적용을 상당히 폭넓게 해석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10번째 신설 조항을 적용해 단팥빵을 운영하는 A회사가 B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행위 금지 청구소송'에서 A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A회사는 B사가 외부간판과 매장 디자인 등을 모방했다며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회사의 법률대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맡았다.

법조계는 당시 이 같은 판결이 상표와 디자인에 대한 강력한 보호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객관적인 상황을 놓고 보면 금강제화에게 상당히 불리한 구도다.

이번 소송의 피고인 ㈜금강은 리갈 사용이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이뤄진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금강은 한국에서 1982년 'REGAL' 표장을, 1986년 부츠마크에 대한 상표를 출원하고 영업활동을 해왔다. 당시 이 같은 활동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이뤄진 합법적인 활동이라고 맞서고 있다.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소송 과정에서 이를 근거를 법적 권리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강제화는 아직까지 별도 외부 변호인단을 선임하지 않았다. 일본 리갈 측 법률대리는 김앤장이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