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L 강자' 해외로 눈돌려 불황 넘는다" [인프라 PF 하우스 전략]김희천 우리은행 인프라금융팀장 "대형증권사 등장 IB 경쟁심화"
고설봉 기자공개 2017-01-31 08:29:04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5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프라금융자산 총 3조 4000억 원(난외계정 포함). 민간투자 사회간접자본(Social Overhead Capital, SOC) 분야에 대한 투자가 생소하던 1990년대 후반부터 별도 SOC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지난해 성적표다.김희천 우리은행 인프라금융팀장(사진)은 "풍부한 경험과 축적된 시장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해외 진출을 통해 올해 한 차원 더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은행 중 인프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분야에서 가장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민간투자 SOC사업에서 선도적 역할을 맡겠다는 각오다.
우리은행은 1990년대 후반부터 프로젝트금융부 산하에 인프라금융팀을 두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MBA 출신 직원들을 배치하고, 건설 및 에너지 회사에서 전문 인력을 영입해 시장을 개척했다.
김 팀장은 "국내에서는 그동안 환경사업에 집중해 왔는데, 올해는 도로사업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전체적으로 SOC시장 안에 있는 여러 가지 섹터에 두루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품마다 시장상황이 서로 엇갈릴 때가 있다"며 "포트포리오 다변화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일종의 장치"라고 설명했다.
|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김 팀장은 "국내에서 나오는 딜(Deal)이 줄어들면서 금융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올해는 인프라PF를 주선하기 위해 은행 IB(investment bank)부문과 증권사 IB부문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증권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운 만큼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은행들을 위협하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올해 대형 민자사업인 서부내륙고속도로사업이 추진되는 만큼 우리은행이 목표로 하고 있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김 팀장은 "'평택-부여-익산'을 잇는 이 도로사업은 올해 예정된 SOC사업 중 규모가 가장 크다"며 "총 규모 2조 원이 넘는 상당히 큰 사업으로 웬만한 시중 금융사는 다 참석해야 신디케이션론(syndicated loan) 모집이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김 팀장은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BTL사업에도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프라PF 사업은 크게 BTL(Build-Transfer-Lease)과 BTO(Build-Transfer-Operate) 사업으로 나뉜다. BTL은 민간이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가 이를 임대해 쓰는 민간투자사업방식이다. BTO는 민간이 건설하고 소유권은 정부나 지자체로 양도한 채 일정기간 민간이 직접 운영하며 수익을 추구하는 민간투자사업방식이다.
우리은행은 인프라PF 중 BTL사업에 특히 강점이 있다. 2006년 업계 최초로 BTL 블라인드펀드를 설립했다. 우리은행이 지분 99%를 보유하고, 자회사에서 보유중인 블라인드펀드 규모가 약 1조 3000억 원에 달한다. 김 팀장은 "펀드 설립 이후 10년 동안 44건의 BTL사업을 주선했다"며 "학교, 병영시설 등 BTL의 주력 상품군은 수익률은 낮지만 정부에서 임대해 쓰기 때문에 안정성은 최고"라고 말했다.
해외사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김 팀장은 "우리은행 인프라PF팀 내에 현재 해외투자 건은 많지 않다"며 "올해를 해외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고 북미나, 호주 등 비교적 안정적인 사장을 우선 공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인프라 시장은 앞으로 예전처럼 시장에 큰 딜이 나올만한 상황은 아닌 만큼 해외 투자 구조를 잘 짜서 향후 신성장동력으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무리한 해외투자는 지양한다는 방침이다. 김 팀장은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해외사업에 임할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시작해서 경험을 쌓고, 그 이후에 시장을 넓혀가는 게 맞다. 처음에 무리해서 부실이 발생하면 자칫 시장 진입 자체가 막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미 주도권을 쥐고 있는 글로벌 IB들이 참여하는 사업에 네트워크를 활용해 함께 들어가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며 "최근 국제시장에 한국계 금융사들이 참여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시장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우리은행의 해외시장 개척에 김 팀장이 쌓은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팀장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에서 근무했다.
◆김희천 우리은행 인프라금융팀장 약력
-1997년 우리은행 입행
-2006~2010년 IB사업단 근무(부동산 PF 담당)
-2010~2014년 홍콩우리투자은행 근무
-2015~2016년 프로젝트금융부 발전에너지팀장
-2016.12 프로젝트금융부 인프라금융팀장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다크호스 이스타항공, 항공업 판도 바꿀까
- [새판 짜는 항공업계]비상 날개짓 이스타항공, 더딘 경영정상화 속도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진에어, 한진칼 통합 LCC 주도권 ‘이상무’
- 체급 키우는 에어부산, 펀더멘털 약점 극복
- [새판 짜는 항공업계]슬롯 지키기도 버거운 이스타항공 '영업적자' 감수
- 티웨이항공, 장거리 딜레마...3분기 이례적 손실
- [CFO Change]기아, 내부 출신 김승준 상무 CFO 발탁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부활' 성과보상 특급열차 다시 달린다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혁신·파격·미래' 2018년 대규모 인사 데자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