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혁신·파격·미래' 2018년 대규모 인사 데자뷰⑤위기의 순간 대응하면 이미 게임 끝…잠재 리스크 선제대응, 인적쇄신 강조
고설봉 기자공개 2024-11-18 09:22:30
[편집자주]
현대차그룹 인사 시계가 빨라졌다.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글로벌 톱티어로 부상했지만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 트럼프발 위기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재편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차 선점을 위한 과제도 무겁다. 현대차그룹은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인사를 앞당기고 있다. 최고의 순간을 열어간 임직원 보상과 함께 미래지속성장을 위한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올해 말 인사를 조망하고 2025년 현대차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11: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파격은 항상 변곡점을 만들어 냈다. 2018년 사실상 현대차그룹 총수로서 실력 행사에 나선 정 회장은 2024년 또 한번 조직혁신을 통해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당시와 비교해 지금이 더 절박해 보인다.현대차그룹은 15일 2024년 대표이사·사장단 수시인사를 발표하며 대내외에 혁신 메시지를 띄웠다.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 인적쇄신을 단행해다. 현대차를 포함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가 대거 교체됐다.
이번 인사는 현대차그룹 안팎의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글로벌 위상을 높인 현대차그룹은 보상보다는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정 회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하며 인적쇄신을 단행한 2018년 인사 때보다 그 강도가 더 센 것으로 평가된다.
◇강도 높은 혁신 2018년…부회장단 해체·미래세대 전진배치 키워드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에 오른 정 회장은 곧바로 인적쇄신에 돌입했다. 당시 현대차그룹 내 최고 실세로 불렸던 설영흥 전 중국사업총괄 고문을 비상임 고문으로 임명하며 사실상 이선후퇴시켰다. 곧바로 중국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에 돌입했다.
정 회장은 이후 12월 정기인사를 통해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을 해체하며 혁신의 속도를 올렸다. 12월 정기인사에서 김용환·양웅철·권문식·윤여철 등 현대차 4인 부회장들을 이선후퇴 시켰다. 특히 당시 인사 시기를 2주 이상 앞당기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측근으로 오랜 기간 그룹의 실질적인 ‘2인자’로 불려온 김용환 전 부회장의 퇴진은 당시 현대차그룹 안팎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또 남양연구소에서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양웅철·권문식 부회장 동반 퇴진도 큰 충격으로 여겨졌다.
부회장들이 떠난 자리는 정의선 회장이 직접 영입한 외부 인재들로 수혈했다. 알버트 비어만 전 현대차 사장이 2018년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됐다. 현대차그룹 미래차 시장 선점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2019년 정 회장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미래차 선점을 위해 대규모 투자와 신차 개발 등에 적극 나서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 비전은 곧바로 현실화돼 2024년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톱3로 올려놓는 원동력이 됐다.
◇혁신 강도 더 높인 2024년…잠재 리스크 선제 대응 의지
2018년 현대차그룹의 상황은 객관적으로 좋지 않았다. 판매량 감소와 세타2 엔진 결함 등으로 브랜드 신뢰도가 추락했다. 이는 곧바로 실적에 반영됐다. 매출이 줄고 수익성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펀더멘털도 흔들리는 등 안팎으로 위기를 맞았다.
2024년 현대차그룹은 창립 이래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판매량 기준 글로벌 톱3에 올랐고 영업이익 기준으론 톱2 자리를 차지했다. 브랜드 평판과 수익성, 펀더멘털 등에선 글로벌 톱티어 지위를 공고히 했다.
그러나 변화와 혁신의 강도는 2024년이 훨씬 더 강력하다. 2018년 정 회장의 혁신은 과거에 집중돼 있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측근들을 이선후퇴하고 그룹 내 정의선 리더십을 확립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 가운데서 미래성장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인사가 이뤄졌다.
2024년 현대차그룹 혁신은 미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미 정 회장 리더십이 공고한 가운데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잠재된 리스크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정 회장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며 역량을 증명했던 측근들까지도 이선후퇴 시키는 파격도 동시에 이뤄졌다.
이번 인사로 그동안 현대차를 이끌던 장재훈 사장이 CEO에서 물러나 후선업무로 재배치됐다. 다만 성과에 대한 보상이 뒤따랐다. 장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완성차 사업의 근본적 체질개선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완성차담당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빈 자리를 채우는 것은 새로운 세대다. 미국 시장 전문가 호세 무뇨스 사장을 대표이사(CEO)로 선임하고 미국 외교계 거물인 성 김(Sung Kim)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대외담당 사장으로 임명했다. 아직 표면화 되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의 근간을 흔들수 있는 최대 잠재 리스크인 트럼프발 미국 정재계 재편에 적극 대응하는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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