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25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목표 수익률을 예년보다 낮추고 좀 더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손양철 이앤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GC본부, 사진)는 머니투데이 더벨과 가진 인터뷰에서 "수익을 결정하는 것은 시장환경"이라며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시장환경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달러/원 환율의 움직임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과의 정치·경제 관계 등이 거시적 측면에서 국내 경제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런 요인들로 국내 주식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전까지 당분간 투자기관들은 눈치보는 시기를 가질 것으로 봤다.

손 대표는 이앤인베스트의 올해 목표 실적도 지난해 보다 낮춰 잡았다. 올해 목표치는 매출액 70억 원, 영업이익 40억 원정도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의 3분의 2정도 실적이다.

지난해 회계감사 결과 이앤인베스트는 매출액 110억 원, 영업이익 78억 원을 달성했다. 연예기획사 화이브라더스가 합병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현대드림스팩2호의 발기인으로 참여한 덕분에 수혜를 입었다. 화이브라더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며 짭짤한 수익을 맛보았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지난해 펀드 운용에 따른 관리보수는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며 "여기에 본계정(회삿돈) 투자와 펀드 성과보수로 수익을 낼 수 있어 안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투자처는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2차전지 분야 등을 꼽았다. 손 대표는 이들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 중 기업가치 대비 여전히 낮은 평가를 받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최근 주춤한 화장품 업종도 다시 주목받을 것이라 보고 있다. 특히 중국에 제조기반을 마련하고 있고 자체 브랜드를 가진 화장품 기업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인정받은 국내 화장품이 장기적으로 중국 소비자의 부름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올해도 꾸준히 프로젝트 투자를 위한 펀드 결성은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앤인베스트는 20개가 넘는 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90%는 프로젝트 펀드다. 특정 기업 투자를 위해 만든 펀드라는 의미다. 펀드의 규모는 40억 원대에서 200억 원대로 다양하다.

이앤인베스트는 최근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mezzanine)이나 인수·합병(M&A) 투자를 위주로 하는 하이브리드펀드를 2호까지 만들었다. 이는 블라인드 펀드다. 성공적인 프로젝트 펀드 투자로 트랙레코드를 쌓은 후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하겠다는 이앤인베스트의 전략이 실현됐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대형 출자자(LP) 중 하나인 한국IT펀드(KIF)에서도 낙점받았다. 주특기인 M&A 및 세컨더리 분야의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이앤인베스트는 관련 펀드를 다음달 300억 원 규모로 결성할 예정이다. 펀드 결성이 마무리되면 하이브리드펀드2호와 KIF펀드 등으로 500억 원 가까운 투자여력이 생긴다.

손 대표는 "펀드를 많이 만들기 보다 잘 운용해 출자자에게 기대수익을 제공하고 펀드를 키워가는 전략을 쓸 것"며 "운용자산(AUM)을 늘리기 위해 펀드를 결성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이앤인베스트가 잘 할 수 있는 메자닌이나 M&A 투자펀드를 결성할 기회가 생긴다면 적극적으로 펀딩할 계획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앤인베스트먼트는 올해로 설립된 지 10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2013년 창업투자회사에서 신기술사업금융회사로 체질 전환을 한 점을 고려하면 신생사나 다름없다. 농·축산 업계의 큰손인 이지바이오가 든든한 최대주주이긴 하나 핵심 운용 인력들도 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유한책임회사(LLC)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