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 벤처 회수 시장 '구원투수'로 등장 국내 세컨더리 시장 '한축' 계획…향후 국책은행 '패키지 매각' 참여 의지
양정우 기자공개 2017-02-02 08:20:42
이 기사는 2017년 01월 31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구원투수로 등장한다. 국내 벤처 생태계의 마지막 퍼즐인 '세컨더리 마켓(Secondary Market)' 활성화에 한축을 담당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세컨더리 시장, 즉 중간 회수 시장은 자본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반드시 갖춰져야 할 전제 조건이다. 펀드(투자자)는 무엇보다 회수 가능성을 감안해 투자에 나선다. 회수금이 다시 재투자되는 자금 회전율은 '구주(투자처 지분) 유통 시장'의 활성화 여부에 달려있다.
유암코는 최근 벤처캐피탈인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고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를 400억 원 규모로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산업은행이 진행한 중소·벤처 출자회사(79곳) '패키지 매각'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재원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국책은행으로서 국내 중소 및 벤처기업을 지원하려고 비상장회사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그러다가 정부 당국의 기조 변화에 따라 이들 출자회사의 지분을 패키지로 묶어 매각을 시도했었다. 유암코가 이번 비상장사 79곳의 지분을 매입하게 된 것은 사실 상 세컨더리 시장의 참여자로 뛰어든 결과인 셈이다.
유암코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부실채권(NPL) 투자사.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0월 은행권의 부실채권 처리를 위해 국내 주요 은행이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때문에 산업은행이 실시한 패키지 매각에 유암코가 참여했을 때부터 그 배경에 시장이 주목해왔다.
유암코측은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선순환 구조에 일조하려고 이번 패키지 매각에 뛰어들었다는 입장이다. 유암코 관계자는 "산업은행이나 주요 은행들이 벤처기업에 출자하면 투자회수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며 "물론 정책 목적에 따른 투자였지만 차익을 얻기 위한 회수 작업이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암코가 시장에서 출구를 만들어주면 벤처투자가 좀더 매끄럽지 진행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측에서 선뜻 투자회수에 나서지 못하고 묵혀 놓았던 투자 자금은 이제 다시 중소 및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재원으로 쓰일 여지가 있다.
유암코의 패키지 매각 참여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선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사례처럼 다른 국책 은행도 중소·벤처기업의 지분을 패키지 형태로 매각한다면 유암코가 앞장서서 인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국책 은행들이 유암코라는 안정적인 '회수 창구'를 확보한다면 중소 및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자연스레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세컨더리 시장이 좀더 고도화되는 선순환 궤도에 올라서게 되는 셈이다.
유암코는 이번 PEF를 삼호그린인베스트와 함께 공동 운용사(Co-GP)로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유암코 입장에서는 벤처투자 시장의 흐름을 꿰뚫고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PEF 운용에 벤처캐피탈이 참여한다면 비상장사의 성장을 이끌고 회수 성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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