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의 한수?' 롯데 '제과·쇼핑' 합병 [지배구조 분석]신동빈 '지분 30%' 유통·계열 소유 장악, 일본 영향권서 벗어나
길진홍 기자공개 2017-02-13 08:30:00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0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 한 가운데 주력사인 롯데제과와 롯데쇼핑을 통합할 경우 소유구조 측면에서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이 대폭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 동시에 지분율 상승으로 그룹 장악력 확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일본 롯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지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롯데그룹은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성 제고 일환으로 기업 분할과 합병 등을 수반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상장사인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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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롯데제과와 롯데쇼핑간 합병이 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각각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후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양사간 합병이 성사될 경우 현재 남아 있는 롯데 67개 순환출자 고리의 대부분이 해소된다.
합병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룹 총수인 신 회장의 영향력이 대폭 확대된다. 신 회장은 현재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지분을 각각 13.46%, 9.07%를 소유하고 있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의 현재 주가를 반영해 대략 1대 1 수준의 합병이 이뤄진다고 가정할 경우 신동빈 회장 측 지분율은 30% 이상으로 불어난다. 여기에는 롯데쇼핑 지분을 소유한 롯데정보통신, 롯데칠성음료 등 우호지분이 포함돼 있다. 분할 합병 과정에서 롯데쇼핑의 자사주 6.16%는 의결권이 살아나 실질적으로 신 회장의 지분율 상승을 거들 것으로 전망된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통합법인 지분율은 모두 13%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과도 10%포인트 가량 격차가 벌어진다. 형과 일본 롯데를 제치고, 단일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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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법인의 최대주주 등극이 갖는 의미는 또 있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는 아래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리아, 대홍기획, 하이마트, 코리아세븐, 롯데자산개발, 롯데정보통신 등의 계열사가 통합법인 아래 귀속된다.
중간 지주사격인 유통계열사 통합으로 다수의 한국 주력 계열사 소유권을 가져올 수 있는 셈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일본 롯데로부터 소유권 독립을 의미한다.
그러나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신 회장은 호텔롯데, 부산호텔, 롯데물산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들 주요 3사는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손해보험, 롯데케피탈 등의 대주주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분율이 없거나 소수에 불과하다.
그룹 화학부문과 금융부문 계열사에 대한 장악은 호텔롯데 상장 과정에서 해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호텔롯데 지분은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등 일본 측이 100%를 소유하고 있다. 그 동안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측 지분을 50% 이하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최소화하고, 신주를 최대 40%가량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비자금 수사 등 여파로 잠정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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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상장이 실현되더라도 일본 측이 여전히 대주주 지분을 유지할 경우, 신 회장의 입김이 미칠 수 없다. 신 회장이 소유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실제적으로 일본 롯데 지분을 늘려야 한다. 주요 주주인 L투자회사 구주매출을 차등화하거나, L투자회사의 지분을 직접 인수하는 방식으로 호텔롯데 우회지분을 취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 회장은 실제로 지난해 호텔롯데 상장 추진 당시 L투자회사 구주매출을 차별하는 카드를 꺼냈다. 구주매출 대상에는 롯데홀딩스가 지배한 L투자회사(2·4·5·6)만 포함됐다. 예정대로 호텔롯데 상장이 이뤄졌을 경우 L2·4·5·6 투자회사의 호텔롯데 지분율은 26.52%에서 9.9%로 축소된다.
반면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주지주회 지분이 없는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먼트가 소유한 L투자회사(1,7~12)는 구주매출 대상에서 제외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호텔롯데 직접 소유 지분을 낮추는 방향으로 상장 구조를 설계했다.
이 같은 계획은 그러나 비자금 수사 등 여파로 호텔롯데 상장이 좌초되면서 실현되지 못했다. 우선 실현 가능성이 큰 국내 유통·식음 부문 지배력 강화로 방향을 튼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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