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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M&A]'1조 조달' 박삼구의 '미묘한 타이밍'M&A 관례 어긋나, 딜 영향 줄수도…자금 마련 경로 '함구', 의문 '솔솔'

이효범 기자공개 2017-02-10 08:13:31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9일 18: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조 원 조달을 사실상 완료했다고 밝힌 가운데, 채권단과 더블스타타이어 간의 금호타이어 매매계약 체결을 앞둔 미묘한 타이밍에 이같은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린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권단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순경에는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타이어(이하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이 인수대금 조달을 완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채권단은 더블스타와의 매매계약에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9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필요한 1조 원의 자금마련을 사실상 완료했다. 특히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한 자금조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협력관계를 통해 인수전에 함께 뛰어들 전략적투자자(SI)도 물색 중이다.

박 회장의 1조 원 자금 조달 소식이 전해지자 채권단 한 관계자는 "더블스타와 매매계약 체결을 앞둔 시점에서 박 회장이 1조 원을 조달했다고 외부에 알리는 의중에 대해서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사실 예정된 수순대로라면 채권단은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여부를 묻게 된다. 박 회장은 30일 이내에 인수대금 조달 방안이 담긴 자금 증빙과 함께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게 된다.

자금조달이 완료됐다고 하더라도 이같은 상황에서 박 회장이 굳이 1조 원을 마련했다는 점을 공식화 한게 통상적인 M&A의 관례에 어긋난다는 시각이다. M&A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채권단과 더블스타의 매매계약이 아무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내 비칠 수 있다"며 "매도자 측에서도 상당한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의 1조 원 자금조달 소식이 알려지면서 채권단 측에서는 더블스타와의 계약에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박 회장이 더블스타가 입찰에서 제시한 인수가격보다 1원 이상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금호타이어는 박 회장이 인수하게 된다. 이는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요건을 모두 충족했을 경우가 전제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눈앞에 두고 암초를 만난 셈이다. 특히 박 회장은 그동안 금호타이어를 반드시 인수해 그룹을 재건하겠다는 입장을 대내외적으로 명확히 밝혀왔다. 이를 감안할 때 1조 원 조달을 완료했다는 점은 극단적으로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채권단과 더블스타의 매매계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 입장에서도 나쁠 것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매각이 유찰된다면 채권단이 가격을 떨어뜨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박 회장을 비롯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조 원의 조달 경로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대금 마련에 오히려 차질을 빚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도 적지 않다. 실제로 더벨 취재 결과에 따르면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대금 조달을 요청했다가 거절 당한 사례도 없지 않다.

한편 채권단 측은 민감한 시기에 자금조달 상황을 밝히고 나선 박 회장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향후 자금조달 계획에 대해서는 그동안 제시했던 △개인자격으로 우선매수권 사용 △컨소시엄 구성 불가 등의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두고서는 한발짝 물러서 허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FI가 SPC를 설립해 자금을 대고, SPC가 다시 박삼구 회장에게 대출하는 형태의 경우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허용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본질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보고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해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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