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2월 10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 코스닥 상장사 경봉의 최대주주는 3차례나 변경됐다. 기존 윤석원 대표이사에서 엘에이에치로 변경된 최대주주 자리는 TS인베스트먼트를 거쳐 또 다시 엘에이에치로 바뀌었다.잇따른 최대주주 변경은 윤 대표의 갑작스레 지분 매각 때문이다. 윤 대표는 장내 매각을 통해 2년 전 경봉 인수 당시 투자했던 자금 대부분을 회수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였다. 새로운 대주주 엘에이에치 역시 윤 대표 소유 법인이자 특별관계자였던 만큼 지배구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단지 최대주주 지분율만 22%에서 5%로 급감했고 명목상 최대주주의 이름이 바뀌었을 뿐이었다.
순탄하던 지분매각 작업은 재무적 투자자(FI)의 반발로 삐걱대기 시작했다. 경봉의 전환사채(CB)를 보유중인 TS인베스트먼트는 윤 대표의 지분 매각을 '계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TS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24일 보유 CB의 보통주 전환을 요구하며 자연스럽게 경봉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하지만 불과 1분 뒤 최대주주는 엘에이에치로 또 한번 변경됐다. CB 전환 요청 직후 엘에이에치가 급하게 199만 주를 장내 매수하며 지분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전 매각했던 지분(120만 주)를 훨씬 넘어선 규모다. 급하게 매입하다 시세보다 10% 가량 비싸게 지분을 인수했다. 우여곡절 끝에 윤 대표와 엘에이에치가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한 셈이다.
최대주주를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경봉을 둘러싼 시장내 혼란은 여전하다. 연초 주당 3500원 수준을 유지했던 경봉의 주가는 윤 대표의 지분 매각 소식이후 2000원대로 하락했다. 최근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엘에이에치와 윤 대표간 관계를 감안해 비슷한 사례가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TS인베스트먼트는 경봉과 윤 대표 등을 상대로 계약 위반에 대한 법정소송을 준비중이다. 진행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장에서 무너진 신뢰는 향후 경봉의 금융자금 조달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투자와 회수에 대한 결정은 분명 투자자 개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회사 경영에 연관된 최대주주라면 상황은 다를 것이다.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오해를 피하는 것은 물론 회수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많은 문제들을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다. 상장기업의 경우 더욱 많은 고려가 필요하다. 윤 대표 등의 행보가 대주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소홀히 한 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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