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2월 13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가 단행된 1989년 121만 명이었던 내국인 해외출국자 수는 27년 만인 지난해 2238만 3190명으로 늘었다. 국민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외국에 다녀온 셈이다. 국민들의 폭발적인 해외여행 증가로 가장 큰 혜택을 본 곳 가운데 하나가 '항공사'다.1988년부터 17년 동안 유지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복점체제는 2005년 국내 최초의 LCC(저가항공사)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이 출범하면서 깨졌다. 이후 제주항공(2005년), 에어부산(2007년), 이스타항공(2007년), 진에어(2008년), 에어서울(2016년)이 연이어 취항하면서 국내 항공시장은 8개 국적 항공사를 중심으로 복수경쟁체제가 구축됐다. LCC는 지난해 전체 국제선 여객비중 30%를 돌파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LCC들이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면엔 치열한 생존 경쟁이 있었다. 2005~2008년 사이 LCC 설립 붐이 일면서 10개가 넘는 업체들이 설립을 추진했지만 살아남은 곳은 5곳뿐이었다. 2005년 한성항공이 설립됐지만 자금난으로 기업회생절차를 밟았다가 티웨이항공으로 재출범했다. 코스타항공, 영남에어, 이스트아시아에어라인, 울산항공, 인천타이거항공, 중부항공, 퍼플젯 등은 모두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거나 취항준비를 포기한 LCC업체들이다.
최근 국민들의 해외여행이 늘면서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LCC 설립 움직임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현재 플라이양양(강원도 양양)과 포항에어(포항)를 비롯해 에어대구(대구), K에어항공(청주), 남부에어(김해), 프라임항공(울산) 등 6개 항공사가 신규 허가를 신청 중이거나 추진 중이다.
LCC업체들이 급성장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혜택을 얻고 있는 만큼 지자체의 지역 LCC설립 추진이 전혀 터무니없는 시도라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과거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단순히 LCC시장 성장세가 항공사의 성공을 보장해 주진 못한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신설법인은 막대한 초기 비용을 얼마나, 어떻게 감당하느냐에서부터 인력확보, 비행기 안전성 확보까지 다양한 문제를 마주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각 지자체가 사업진행과정에서 겪게 될 각종 걸림돌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느냐다. 사업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면 결국 적잖은 혈세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실제 경상남도는 남부에어 설립 자본금 약 1000억 원 중 10%인 100억 원, 포항시와 경상북도는 국토부 승인이 나는 대로 포항에어에 각각 20억 원씩 출자할 계획이다. 각 지자체가 성공적으로 항공사를 운영하기 위한 첫 단추는 단순한 애향심을 넘어, 체계적이고 촘촘하게 수요예측을 하고 각종 시나리오를 통해 문제점을 예방해 나가는 것이다. 각 지자체 항공사가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지역 LCC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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