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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세하를 어찌할까…유암코의 고민 [턴어라운드 스토리] 워크아웃 협약채권까지 모두 인수

송민선 기자공개 2017-02-20 16:42:29

[편집자주]

신규사업 진출로 위기를 겪었던 제지업체 세하가 유암코(연합자산관리)의 바이아웃 후 영업이익률 7%를 내는 정상기업이 됐다. 솔루션은 간단한 것이었다. 새로 하려다 망가진 사업은 신속히 정리하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유암코가 세하에 단행한 재무적, 경영적 개선 작업과 그 성과들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4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는 워크아웃 기업 바이아웃을 시작한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첫 투자 대상으로 삼은 곳이 바로 세하다. 세하는 한때 잘나가던 제지회사였지만, 해외 에너지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가 큰 낭패를 보고 워크아웃 신세로 전락한 기업이다.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워크아웃 당시 세하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했고, 단순히 유암코가 에쿼티(지분)만을 인수해서는 의견 통합을 통한 기업의 빠른 정상화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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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가치 제고도 재무적 개선 없이는 이뤄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세하는 지속적인 사업 다각화 시도와 실패의 반복으로 과도한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었고, 운전 자본에 대한 투자도 계속해서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유암코는 세하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 유암코, '진퇴양난' 세하에 손 내밀다

지난 1984년 세림제지로 설립된 세하는 산업용 백판지와 상자용 판지를 제조하며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1996년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까지 했다. 1999년 생산 200만 톤을 달성했고, IMF 위기를 극복한 모법기업에 선정됐다. 이듬해인 2000년엔 '한국경영대상 가치경영 최우수 기업상'을 수상키도 했다.

그러나 제지업 경쟁이 심화되면서 세하는 신규 사업 진출을 도모했고, 암흑의 길로 들어섰다. 2005년 카자흐스탄 광구 유전 개발 등 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세하는 2012년까지 지급보증 대지급 비용과 관련 대금으로 약 1000억 원을 투자했지만, 회수실적은 하나도 건지지 못했다. 카자흐스탄 투자로 차입금은 폭발적으로 늘었고,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가 100억 원을 추징하면서 회사는 휘청거렸다.

결국 2013년 12월 27일 세하는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 절차)을 신청했다. 워크아웃이 개시된 직후인 2014년 1월 곧바로 신규자금 50억 원가량의 지원이 있었다. 하지만 부실이 심각해 추가적인 신규자금 투입이 요구됐고, 채권단은 추가 운전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하기 시작했다. 여러 채권자들의 이해관계가 달라, 채권단 합의에 의한 신규자금 지원은 늦어졌다.

제지업을 영위하는 동종업계와 재무적 투자자(FI) 일부가 세하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추가 시설투자에 대한 부담 등으로 인수를 포기했다. 이렇게 채권단 신규자금 지원이 불투명하고, 외부 투자자 유치까지 실패한 세하는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 신청을 고려하고 있었다.

이 때 세하에 손을 내민 곳이 유암코다. 세하의 연계 사업 투자 분을 정리하고, 본업에 집중하게 한다면 기업 가치 제고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암코는 단순지분투자가 아니라 워크아웃 협약채권 전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딜을 단행했다. 채권자들의 첨예한 이해관계 때문에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세하의 조속한 경영정상화가 미뤄질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자금투입 구조

◇ '클린컴퍼니' 위한 유암코의 전면전

급선무는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재무적 체력을 만드는 것이었다. 유암코는 세하의 협약채권 인수 딜이 클로징 되기 전부터, 현장에서 실사를 하며 자금 투입 구조를 만들기 시작했다.

유암코는 2014년 7월 긴급운전자금을 ABL(자산유동화대출) 형태로 우선 투입했다. 이후 '유암코 워크아웃 제1차 재무안정 PEF'를 통해 워크아웃 협약채권 전부를 인수했다. 같은해 10월 협약채권 200억 원가량을 1차 출자전환하면서, 유암코는 세하 지분율 31.5%와 경영권을 확보했다.

2014년 말 세하는 워크아웃 기업으로는 유암코가 투자한 첫 번째 회사가 됐다. 이후 세하는 30년 간의 오너경영 체제를 접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접하게 됐다.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권육상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최고재무책임자(CFO)에 김두일 이사, 공인회계사 출신의 사외이사 진영도 갖춰졌다.

2015년 초 유암코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통주 5주를 각각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감자 후 150억 원을 2차 출자전환하면서 지분율을 57.4%로 늘렸다. 동시에 신규자금 지원을 위한 전환사채(CB) 100억 원을 인수하기도 했다.

재무 구조 개선 결과는 곧바로 눈에 띄지 않았다. 2015년 세하의 자본잠식률이 50%를 초과하서면서, 2016년 3월 세하는 한국거래소의 신규 관리 종목으로 지정되기 까지 이르렀다. 이는 2015년 말 세하가 회계 상 유전개발사업과 관련된 자산에 대한 전액 상각 처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화는 조용히 또 천천히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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