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 롯데]힘의 분할…황각규 '재무·인사'-소진세 ‘회장 보좌''대내외 업무·총수 보필' 역할 분담, 신동빈 친정체제 강화
길진홍 기자공개 2017-02-21 16:16:57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1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황각규 사장과 소진세 사장이 각각 경영혁신실과 사회공헌위원회·회장보좌역을 맞는다. 소 사장이 대외협력 업무에서 손을 떼는 대신 사회공헌과 회장 보좌를 맡고, 황 사장이 재무와 인사를 총괄하면서 절묘한 힘의 균형을 이뤘다.롯데그룹은 21일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화학·식품부문 9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2017년 조직개편 및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설조직인 화학과 식품 BU( Business Unit) 수장이 내정된 가운데 6개 계열사 사장이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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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실 축소 개편으로 거듭나는 경영혁신실장에 황각규 사장이 선임됐다.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은 사회공헌위원회를 맡는다. 단위 조직 재배치로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한 지주사전환의 초석을 다진 가운데 투톱인 황 사장과 소 사장의 역할을 재조정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황 사장은 정책본부의 후신인 경영혁신실을 챙기면서 재무와 인사 대외협력 등의 주요 기능을 거느리게 됐다. 지난 2004년 10월 호텔롯데 기획조정실을 승격해 만들어진 정책본부는 비서실, 대외협력단, 운영실, 개선실, 지원실, 인사실, 비전전략실 등 7개 부서와 부설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계열사 사장단 인사와 운영, 인수합병(M&A) 등의 의사결정에 관여해왔다.
이번에 개편으로 가치경영팀, 재무혁신팀, 커뮤니케이션팀, HR(인사)혁신팀 등 4개 조직으로 재편된다. 일부 기능이 계열사로 분산됐으나, 황 사장은 재무와 인사 법무 등의 부서를 장악하게 됐다.
그는 신동빈 회장이 1990년 호남석유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입사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하던 시기부터 직속 부장으로 함께했다. 신 회장이 1995년 롯데그룹 정책본부의 전신인 호텔롯데 기획조정실 부사장을 맡으면서 같이 자리를 옮겼다.
당시 기획조정실에서 M&A와 해외계열사 경영을 총괄했던 국제부는 황 사장을 위해 신설된 조직이다. 이후 기획조정실이 2004년 정책본부가 되면서 국제부도 국제실로 승격됐다.
신 회장은 2004년 정책본부 본부장으로서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M&A를 통한 그룹의 외형 확장과 해외 진출에 공을 들였다. 이를 뒷받침하던 조직이 당시 정책본부 국제실이다.
황 사장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국제실장을 맡아 2004년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2007년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 2008년 케이아이뱅크(현 롯데정보통신), 2009년 두산주류(현 롯데주류), 2010년 바이더웨이(현 코리아세븐), 2012년 하이마트 인수 등을 주도했다.
2014년부터는 정책본부 운영실장으로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관리를 책임져왔다. 정책본부실 기능이 축소됐으나, 국내외 계열사 관장 등 고유 업무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재무와 인사, 대외협력 등의 업무를 맡으면서 그룹 내 입지를 더욱 굳히게 됐다.
대외협력을 총괄해온 소 사장은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과 회장보좌역을 겸직한다.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은 그 동안 신 회장이 맡아왔으나 이번에 자리를 물려받았다. 회장보좌역은 신설된 보직으로 신 회장 측근에서 주요 현안을 보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코리아세븐 대표이사를 지낸 소 사장은 2014년 1월 롯데슈퍼·코리아세븐 총괄사장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같은 해 8월 소 사장은 신설된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자리에 오르면서 불과 7개월 만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는 이후 롯데월드타워 안전문제를 비로한 형제간 경영권 분쟁, 검찰 압수수색, 최순실 게이트 연루, 시내면세점 입찰전, 성주골프장 사드배치 문제 등의 전면에서 나서면서 소방수 역할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자살한 고(故) 이인원 부회장의 장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어 국회 국정감사에서 신 회장을 그림자처럼 보좌하는 등 오른팔 역할을 했다.
최순실 모녀 재단 지원과 관련한 특검 수사 등이 임박한 상황에서 지근 거리에서 총수 참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부에서는 당초 소 사장이 유통 BU까지 맡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업무를 덜어주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본부 재편과 주요 사장단을 내정한 롯데는 당분간 외부 주요 업무 등 현안을 황 사장이 챙기고, 소 사장이 신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구도로 흘러 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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