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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낮춘' 대웅제약, 계정분류 변경 착시효과 연구개발비 판매관리비로 계상…회계변경 없을시 매출원가율 2%p 상승

이윤재 기자공개 2017-02-28 08:39:16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4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웅제약의 재무제표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매출원가가 낮아지고 연구개발은 크게 늘어나 미래 성장성에 청신호가 켜진 듯 보인다.

하지만 이는 일종의 착시효과로 분석된다. 경상연구개발비의 회계상 계정분류를 변경하면서 매출원가를 줄이고 연구 개발을 많이 한 것처럼 보일 뿐이다. 이전처럼 회계상 계정분류가 이뤄졌다면 오히려 원가율이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웅제약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원가는 4648억 원이다. 2015년 5164억 원대비 10%나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0.8% 줄어든 7940억 원을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집계한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58.53%로 2015년 대비 5.98% 포인트 낮아졌다. 매출액 변동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매출원가가 급감하다보니 매출원가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대웅제약은 최근 몇년간 매출원가율이 급등해왔다. 2013년 57.56%였던 매출원가율은 2015년 64.51%까지 치솟았다. 상품매출 비중이 늘어난데다 연구개발 확대기조가 맞물렸던 탓이다. 매출원가율은 3년 만에 2013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결과만 놓고보면 대웅제약이 매출원가를 혁신적으로 낮춘 듯 보인다. 하지만 이는 계정분류 변경으로 인한 착시현상일 뿐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경상연구개발비에 대한 회계 계정분류를 판매관리비로 변경했다. 매출원가에 반영되던 연구개발비 중 일부가 판매관리비로 넘어가면서 결과적으로 매출원가율이 내려갔다. 경상연구개발비는 전체 연구개발비 중 자산이 아닌 비용으로 인식한 금액을 의미한다. 통상 인건비나 임상비용 등이 포함된다. 이를 매출원가에 넣거나 판매관리비에 넣는 것은 회사의 선택으로 정할 수 있다. 하지만 회계 계정분류 변경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가정시 2016년 대웅제약의 매출원가율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대웅제약의 2015년 연간 연구개발비용은 999억 원이다. 이중 223억 원이 경상연구개발비에 계상됐고, 나머지 776억 원이 매출원가에 반영됐다. 2015년 기준 총 연구개발비용 중 경상연구개발비로 반영된 비중은 22.34%, 매출원가로 반영된 비중은 77.66%였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회계 기준을 바꿨기 때문에 연구개발비 내 경상연구개발비 규모를 확인할 수 없다. 대신 2015년 비중을 대입하면 대략의 경상연구개발비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대웅제약의 연간 연구개발비용은 1080억 원으로 집계된다. 2015년 비율을 적용해보면 경상개발비가 241억 원, 매출원가 반영 몫이 839억 원이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회계기준을 바꾸면서 실제 손익계산서에 연구개발에 경상개발비 883억 원, 매출원가에 197억 원을 반영했다. 만약 계정분류 변경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경상개발비 차액인 642억 원(839억 원-197억 원)이 판매관리비가 아닌 매출원가에 계상돼야 한다. 이를 토대로 추정한 매출원가율은 2015년 대비 2% 포인트 늘어난 66%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대웅제약이 경상연구개발비 때문에 손익에 타격을 입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경상연구개발비가 2015년과 비교해 600억 원 이상 늘어난 탓이다. 하지만 이는 계정분류 변경으로 인해 매출원가에 숨겨져 있던 비용들이 경상연구개발비 항목으로 드러났을 뿐 실제 대웅제약의 연구개발(R&D)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의 경우 회계처리 변경으로 인해 매출원가율이 줄어든 것처럼 나타났지만 실제 원가율은 오히려 늘어났을 것"이라며 "경상연구개발비가 600억 원 늘어난 것은 회계상 변동일 뿐이며 손익 악화는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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