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2월 27일 12: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7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송현은 자동차 전장업체 디젠(DIGEN)에 키스톤송현밸류크리에이션사모투자전문회사(PEF)와 송현성장사다리제1호투자조합을 통해 250억 원을 투자했다. 전환상환우선주(RCPS) 150억 원어치와 보통주 100억 원어치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오는 28일 투자금 납입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로써 송현은 신주와 보통주를 포함해 디젠의 지분 43.8%를 취득하게 됐다. 한무경 디젠 회장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포함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다. 이에 송현은 디젠의 경영에 관해서는 일정 부분 거리를 둘 예정이다. 다만, 송현의 임원이 디젠의 사내이사를 맡아 기업공개(IPO) 과정을 적극 지원한다. 디젠은 약 2년 후인 2019년 국내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현의 디젠 투자는 2013년 스틱인베스트먼트의 대성엘텍에 대한 투자와 공통점이 있다. 디젠과 대성엘텍 두 업체는 사업영역과 재무구조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스틱은 2013년 당시 대성엘텍에 약 350억 원을 투자했으며, 현재도 최대주주다. 스틱의 투자 이후 대성엘텍은 실적 턴 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다만 송현이 취득한 디젠의 지분율을 고려했을 때 현재 대성엘텍 시가총액의 절반 이하 수준의 기업가치로 투자 밸류에이션이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대성엘텍의 현재 시가총액은 1160억 원(24일 종가 기준) 수준이다. 디젠의 경우 증시 상장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과 경영권이 기존 경영진에게 유지된다는 점이 투자 밸류에이션 책정에 고려된 것으로 관측된다.

1999년 설립된 디젠은 AVN(Audio/Video/Navigation) 모듈 및 시스템, BSD(Blind Spot Detection), AVM(Around View Monitoring) 등을 개발·공급하고 있는 업체다. 기관투자 유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디젠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의 대부분을 연구·개발(R&D) 강화에 투입할 예정이다.

송현의 디젠 투자 배경에는 자동차 전장산업의 높은 성장 가능성이 자리 잡고 있다. 디젠은 연구·개발 강화를 통해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와 자율주행 등 차세대 자동차 관련 제품의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자동차 전장부품시장 규모가 3033억 달러로 2015년 대비 26.9%(643억 달러) 커질 전망이다. 디젠은 기존 고객사인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쌍용자동차 외에도 중국 완성차 업체와의 공급계약 등 판로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디젠은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과 탄탄한 고객사 등을 통해 향후 안정적인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 디젠은 2015년에 매출액 3438억 원, 영업이익 87억 원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000억 원, 15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전장업체의 경우 대부분 수익성이 낮은 편이지만, 디젠은 비교적 수익성이 높다"며 "향후 자동차 산업에서의 전장부품 수요 확대와 공급처 다변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징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