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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자산운용, 헤지펀드 사업 골치 간판펀드 청산, 나머지 펀드도 수익률 부진

최은진 기자공개 2017-03-08 10:01:41

이 기사는 2017년 03월 03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신자산운용이 헤지펀드 사업 부진으로 골치를 썩고 있다. 한 때 수탁고가 4000억 원까지 치솟으며 업계 상위권을 점했지만 최근 300억 원 초반대로 쪼그라들었다. 부진한 수익률에 주력 헤지펀드였던 롱숏펀드도 최근 청산했다. 남아있는 펀드 역시 부진한 수익률을 면치 못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자산운용의 헤지펀드 총 설정액은 338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대신자산운용의 주력 헤지펀드인 '에버그린 롱숏 전문사모투자신탁 1호'가 청산되면서 설정규모는 더 쪼그라들었다. 세부적으로 '에버그린 이벤트드리븐 전문사모투자신탁'의 설정액이 298억 원, '에버그린 멀티하이브리드 전문사모투자신탁'이 40억 원이다.

대신자산운용은 지난 2013년 3월 '에버그린 이벤트드리븐 제1호'로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든 1세대다. 당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투자로 높은 수익율을 거두며 큰 주목을 받았다. 수익률은 20~30%까지 치솟았다. 기관투자자들은 물론 고액자산가들 자금까지 끌어모으며 흥행 돌풍을 이뤘다. 2013년 9월 출시한 '에버그린 롱숏 1호' 역시 흥행에 성공했다.

대신자산운용 헤지펀드는 단숨에 명성을 얻었다. 설정규모는 지난 2014년 4000억 원까지 확대되며 업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비교적 덩치가 작은 자산운용사인 대신자산운용에 있어 헤지펀드는 주력 사업으로 떠오른 셈이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중순 위기가 찾아왔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이탈하면서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제 때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 화근이 됐다. 당시 중국발 리스크로 주식시장이 급락한데 따른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것이다. 이후 펀드 수익률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대신자산운용은 성과 복구를 위해 헤지펀드 수장을 교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최근 청산한 에버그린 롱숏 1호는 누적 수익률 -27%로 청산됐다. 헤지펀드 시장 진출과 함께 출시한 에버그린 이벤트드리븐 1호만 누적 수익률이 5%를 기록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10~20%가량 손실을 보고 있다.

문제는 이들 펀드의 수익률 복구 자체가 요원하다는 점이다. 월간 기준으로 봤을 때 대신자산운용의 헤지펀드들은 매달 마이너스 성과를 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플러스 성과를 냈지만 지난 2월 또 다시 마이너스 성과를 기록했다. 변동성도 지나치게 높다. 투자자들은 원금까지만 올라오면 바로 환매하겠다는 분위기다.

헤지펀드 업계는 대신자산운용이 조만간 헤지펀드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지 않겠냐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수익률 회복이 요원한데다 변동성까지 커, 투자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고 이는 곧 신뢰도 추락으로 연결됐다는 얘기다. 300억 원대로 쪼그라든 설정규모를 더이상 확대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헤지펀드 사업을 이어갈 지,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대신자산운용은 헤지펀드 사업이 크게 위축된 것은 사실이나 철수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신규 펀드를 설정하고 잘하는 영역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남아있는 헤지펀드 역시 수익률이 부진한 상황이지만 청산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대신자산운용 관계자는 "헤지펀드 수익률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신규 펀드 출시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업 철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남아있는 펀드도 수익자들이 기다려주는 한 계속 운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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