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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어디로]임종룡 위원장, '마지막 플랜' 12월부터 준비삼성·현대중공업에 인수 타진했으나 실패

안경주 기자공개 2017-03-23 18:55:29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3일 1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방안 브리핑에 나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작정한 듯 속내를 털어놨다. 그동안 대우조선 구조조정과 관련해 말을 아꼈던 과거 태도와 대조됐다. 지난해 현대·삼성중공업에 인수를 타진했지만 실패하고 수주절벽에 따른 실적 부진 등으로 대우조선 추가 지원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임 위원장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방안 언론브리핑'에서 추가 지원은 없다던 원칙을 뒤집은 것에 대해 변명 없는 사과를 내놨다.

임 위원장은 "소난골 협상과 수주실적을 판단해 이미 투입된 4조2000억 원의 부족함을 확인하고 지난해 12월부터 (신규자금 지원을) 준비했다"며 "말을 바꾼 책임이 있더라도 대우조선이 정상화 되는 것이 국민들에게 바람직하고 채권회수 측면에서도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자구노력을 이완시키고 시장에 부정적인 판단을 가져오는 등의 문제로 미리 말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2015년 10월 대우조선에 대한 4조2000억 원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더 이상 추가 지원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1년6개월도 안돼 공염불이 됐다. 이날 이해관계자의 자율적인 채무조정 합의를 전제로 대우조선에 2조9000억 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대우조선을 살려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셈이다.

이번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은 임 위원장이 고심 끝에 내놓은 마지막 플랜이다. 지난해 10월 조선업 경쟁력강화 방안 발표 이후 대우조선 매각을 타진했으나 실패로 끝나면서 금융당국이 꺼낼 수 있는 카드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난골 드릴십 인도가 지연되고 신규수주 등 업황 예측이 실패하면서 대우조선 정상화에 대한 예측불가능성이 커졌다.

임 위원장은 "지난해 빅2(삼성·현대중공업) 뿐 아니라 인수 잠재력이 높은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비공식적으로 인수 협상을 타진했다"며 "하루라도 빨리 주인을 찾아주자는 취지에서 진행했지만 인수하겠다는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부터 부실하고 방만하게 커진 대우조선의 주인을 찾아 주는 것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그 때 들었다고 한다. 추가 지원을 골자로 한 마지막 플랜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진해운과의 형평선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리패키지드플랜(Pre-Packaged Plan, 이하 P-Plan)에 앞서 자율적 구조조정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손실분담이 추진되는 자율적 합의에 의한 방식이라는 구조조정의 틀은 전혀 다르지 않다"며 "P-Plan이 가동되면 얼마 만큼의 발주 취소가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금융위가 실사회계법인에 요청해 예측한 자료에 따르면 대우조선 수주잔량 114척 중 96척이 법률상 선주의 계약취소(builder's default)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40척 가량의 배는 확실히 계약취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의 어려움도 토로하면서도 비난과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구조조정을 평생 해 왔는데 갈수록 상황과 여건이 여의치 않다"면서 "채권단과 함께 미래에 대한 추정과 전제 하에서 결정하는 일들이 많은 부분 사후적으로 결과에 의해서 재단이 되고 또 그 책임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또 "구조조정에 대한 책임을 미루거나 회피하고자 할 생각은 없다"며 "현 시점에서 어떤 게 국민 경제에 바람직하고 채권 회수에 유리한가, 오로지 이 판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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