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양회, 올 차입금 만기 3000억…알짜자산도 매물로 레미콘 공장 매각 착수…영업이익 절반이 이자로
심희진 기자공개 2017-03-31 08:23:24
이 기사는 2017년 03월 30일 14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신양회가 레미콘 사업장 매각 검토에 나섰다. 과도한 차입금으로 연간 수백 억 원의 금융이자를 지불하고 있다는 점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최근 레미콘 공장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삼정회계법인을 고용해 거래 가능성, 매각 가격 등을 파악하고 있다. 다음달 중순 자문사를 통해 인수에 관심 있는 잠재후보들로부터 제안서를 받아본 후 매각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레미콘 사업장 일부 매각과 관련해 삼정회계법인과 함께 매각상대방, 매각방법, 일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경기 구리·파주·용인), 충청권(세종)에 위치한 4개 공장이 매각 대상에 올라 있다. 사업장 전체를 매각하더라도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수백 억 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리 사업장은 국내 레미콘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수도권 공장 중 규모가 매우 큰 편"이라며 "성신양회가 알짜 자산까지 내놓았다는 건 그만큼 재무구조가 취약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차입 굴레가 레미콘 사업장 매각 검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성신양회 총 차입금은 3530억 원이 넘는다. 이 중 단기차입금은 2726억 원, 장기로 조달했지만 만기가 1년 미만인 유동성장기차입금은 307억 원에 달한다. 당장 올해 말까지 갚아야 할 금액만 3000억 원(전체 차입금의 85%)으로 상환 압박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성신양회가 지출한 금융이자는 약 183억 원이다. 1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368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2015년 금융비용(286억 원)보다는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올해 국내 금융권 조달 금리가 높아진다면 성신양회가 짊어져야 할 이자비용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매년 수익의 대부분이 차입금 상환에 쓰이면서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 규모도 크게 줄었다. 성신양회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68억 원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갖고 있다. 2015년 말 320억 원에서 4분의 1 이상 줄었다.
성신양회는 업계 2위 클링커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재무구조 취약으로 시멘트 시장 재편에서 소외된 상태다. 시멘트 산업은 업체 간 품질이나 생산기술상의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높여 물량을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지난 2년간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등 네 개 업체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했지만 자금여력이 부족한 성신양회는 경쟁 구도에서 제외됐다. 여기에 한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성신양회 생산능력은 중위권으로 밀려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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