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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중국 매각 반대 논리의 허점 [thebell note]

김장환 기자공개 2017-04-10 10:02:08

이 기사는 2017년 04월 06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의 중국 기업으로 매각을 두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중국 국유사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자 곳곳에서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갑작스레 커진 것이다. 더블스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건 지난해 12월. 정작 SPA 체결 시점인 2월이 지나서야 이 같은 잡음이 나왔다. 우연의 일치일까. 우선매수권을 들고서도 잠잠하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산업은행과 각을 세우기 시작한 시점이다.

정치권까지 가세한 금호타이어의 중국 매각 반대 논리는 단순하다. 일단 '제2의 쌍용차 사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차는 5년 만에 회사를 버리고 우리나라에서 철수했다. 인수비용까지 1조 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유입된 자금은 이에 크게 못 미쳤다. 기술력만 훔쳐 달아났다며 '먹튀' 논란이 일었다. 매각 당사자였던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로 인해 곤혹을 치렀다.

중국이 국내 사드 배치에 토라져 '한한령(限韓令)'까지 실시하며 보복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매각 반대 주장의 한 축을 이룬다. 한마디로 "중국이 밉다"는 감정 이입이다. 금호타이어를 방산업체라고 말하며 매각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는 쪽도 비슷한 생각이 엿보인다. 금호타이어의 연 2조 원대 매출에서 군납이 차지하는 몫은 약 48억 원. 0.2%에 불과하다.

어느 모로 보나 과도한 해석이다. 이렇게 따지면 중국에 팔 수 없는 업체가 수두룩하다.

물론 걱정어린 시선을 무작정 '기우일 뿐'이라고 치부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지나치게 단적인 사례에만 치중해 이번 거래를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되묻고 싶다. 더블스타는 쌍용차가 언급되자 서둘러 고용 승계를 선언했다. 지역 인재를 더욱 채용하겠다는 방침까지 채권단과 합의를 마쳤고, 독립경영 체제 유지도 약속했다. 채권단이 계약서만 잘 만들면 핵심적인 우려는 일단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상하이차에 이미 데어본 채권단이다.

중국 업체에 매각돼 기사회생한 우리 기업이 많다는 점도 상기해봤으면 한다. 2015년 9월 중국 안방보험에 팔린 동양생명(현 안방생명보험)은 국내에서 여전히 안정적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2014년 6월 유안타금융지주에 매각된 동양증권(유안타증권)도 명맥을 유지한다. 인수희망자가 '중국'이란 이유로 이들 기업을 제때 팔지 못했다면 현재까지 일자리를 지키고 있는 수 백명의 인력이 별수 없이 길거리로 나앉았을 지 모를 일이다. 비슷한 사례는 이외에도 많다.

끝으로 한 가지 사례를 더 보자.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기내식 사업자를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계열 LSG아시아에서 글로벌 케이터링 업체 게이트고메스위스로 교체했다. 게이트고메스위스는 중국 하이난항공그룹 자회사다. 하이난항공홀딩스는 중국 교통관청이 지분 70%를 보유 중이다. 앞으로 아시아나항공 노선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식사를 제공할 곳은 말 그대로 '중국 회사'다.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박삼구 회장은 '더 많은 투자금을 금호홀딩스에 주기로 했기 때문에' 이곳을 택했다. 자본시장의 룰을 철저히 따랐을 뿐이다. 이번 금호타이어 매각 거래에 얽혀있는 당사자 조차도 자신의 기업 경영에 있어 정치적 요인을 배제하고 이해 관계에만 집중했다는 얘기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외부에서 바라보는 우리도 마찬가지 논리를 먼저 생각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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