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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대우조선 회사채 조기상환 미뤘던 까닭 산업은행, 상환유예 요청승낙…"상환요구 몰리면 최악의 유동성 위기"

이승우 기자공개 2017-04-12 14:34:52

이 기사는 2017년 04월 06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투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민연금이 지난 2015년 조기 상환 요구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우조선이 회사채 발행을 할 당시 기한이익 상실 조건인 부채비율 500%를 상회하면서 조기 상환 조건이 충족됐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국민연금을 비롯한 사채권자들을 설득, 조기 상환 요구를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사채권자들 입장에서도 조기 상환 요구가 몰릴 경우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고 산업은행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발행 신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회차에 '발행회사의 의무 및 책임 관련' 조항으로 부채비율유지와 담보권 설정제한, 자산매각 한도 등이 담겨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담보권 설정과 자산매각의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0% 이내여야 한다. 더불어 부채비율을 500% 이내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이 의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사채권자들이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015년 8월 대우조선의 분식회계로 인한 손실을 실현시키는 바람에 부채비율이 7000%로 급등하면서 기한이익 상실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추진 관련 협조 요청'을 국민연금에 보냈고 국민연금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조기 상환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이 문건에는 '산은이 자본확충 방안을 추진해 재무구조 개선을 도모하겠다'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채권자의 대표격인 국민연금이 조기 상환 요구를 하지 않자 다른 사채권자들도 이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일부 사채권자중 조기 상환을 요청했을 경우 조기상환 요청이 몰리면서 대우조선 유동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던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는 "2015년 8월 기한이익 상실 요건에 따라 조기 상환이 몰렸다면 대우조선은 지금까지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대표로 조기 상환 요구를 하지 않자 다른 사채권자들도 암묵적으로 이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 회사채는 대략 1조 35000억 원으로 이중 국민연금이 3800억 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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