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4월 07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오케이창업투자(BOK창업투자)는 에치디프로 인수를 제안하면서 전략적투자자(SI)를 급하게 교체했다. 당초 염두에 뒀던 비상장기업과 신규사업은 물론 이사회 구성까지도 심도깊게 논의했지만 계약금을 납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오케이창업투자는 지난 2월 3일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기 전날까지도 SI를 확정하지 못하다가 과거 알고 지내던 지인의 소개로 케이에스와이(KSY)와 힘을 합쳐 M&A를 진행키로 했다.

케이에스와이는 불과 하루이틀새 계약금 27억 원을 마련해 납입할 정도로 든든한 자금력을 보여줬다.

매수자 측의 협업은 아무 문제없이 잘 진행되는 듯 했다. 인수 대금 분배와 이사회 구성, 대표이사 선임 등의 민감한 사안들도 별다른 이견없이 합의했다.

양측은 합의서를 작성해 주식양수도 대금 270억 원의 절반인 135억 원씩을 부담하기로 했다. 이사(등기)도 동수로 가져가고 대표이사도 각각 1명씩 선임키로 했다. 케이에스와이가 과반이 넘는 이사 선임을 원할 경우, 비오케이창업투자가 결성하는 투자조합에 50억 원을 출자토록 하는 조건도 넣었다. 인수 1년 후 비오케이창업투자가 가지고 있는 주식의 콜·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합의서 체결이후 케이에스와이는 과반수 이상의 이사 선임을 요구했고 비오케이창업투자는 50억 원을 투자조합에 출자하는 조건으로 흔쾌히 들어줬다.

실제로 에치디프로는 지난 2월 20일 비오케이창업투자 측 이사 2명에 케이에스와이 측 이사 1명과 감사를 선임하는 내용의 주주총회소집결의를 공시했다. 그러나 일주일 지난 2월 28일 케이에스와이 측 이사 4명, 비오케이창업투자 측 이사 3명으로 주총 결의 안건을 정정했다.

주주총회가 예정된 3월 21일까지 잔금을 지급하기 위한 양측의 사전 작업도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됐다.

케이에스와이는 우군인 코아키밸류1호투자조합을 통해 M&A 거래의 중개자 역할을 맡았던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을 매입했다. 지난 2월 6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해 2월 23일 에치디프로주식 33만 8947주(지분율 5.57%)를 장외에서 사들였다. 가격은 주당 1만 원으로 총 거래금액은 33억 원이다. 계약 이행조항은 아니었지만 메디치 측과 케이에스와이가 사전에 구두 협의를 했던 사안으로 알려졌다.

케이에스와이는 또한 최대주주를 정창섭씨에서 박경남씨로 교체했다. 실제 인수대금을 납입하고 이사회 멤버로도 참여할 인물로 바꿔 본격적인 M&A 진행에 대비한 것이다.

비오케이창업투자는 유한책임투자자(LP)의 투자를 받아 중소기업청에 벤처조합 결성을 등록했다. 펀드 약정총액 140억 원 가운데 90억 원을 확보한 후 케이에스와이 측에 약속한 50억 원의 출자금을 납입하라고 통보하기도 했다.